2년 전 대형 산불 악몽 울진군, 봄 산불 방지 비상

입력
2024.01.15 16:10
금강송 군락지에 드론스테이션 구축 등
봄철 산불조심시간 '유비무환' 태세 확립

2년 전 대형 산불로 홍역을 치른 경북 울진군이 내달부터 시작되는 산불조심기간을 앞두고 드론 등 첨단장비를 배치하는 만반의 대응책을 마련하고 나섰다. 산림당국은 통상 눈이 녹고 기온이 오르기 시작하는 매년 2월 1일부터 나무에 물이 오르는 5월15일까지를 봄철산불조심기간으로 지정, 운영한다.

울진군군에 따르면 군은 산불 감시카메라를 집중 설치한 13곳과 산불예방 정보통신기술(ICT) 시스템을 구축한 6곳에 대한 예방점검을 실시했다. 또 산림 근처에 거주하는 화목보일러 사용 가구 1,124곳과 1인 거주 가구 392곳을 방문해 예방 지도를 마쳤고 입산통제구역으로 지정한 24곳, 면적 5,520㏊를 살폈다.

산불 초동진화를 위해 헬기를 임차해 이달 1일 울진군 북면 상당리 구수곡자연휴양림 내 계류장에 배치했다. 이와 함께 산불전문예방진화대 3개팀과 산불진화 훈련을 실시했다.

감시 인력 배치가 어려운 울진군 금강송면 소광리 금강송에코리움에는 드론스테이션을 구축했다. 금강송면 소광리 일대는 ‘왕의 나무’로 불리는 수령 200년 이상 금강소나무 8만여 그루가 자라는 군락지다. 북한 금강산에서 백두대간을 따라 자라 ‘금강’이란 이름이 붙은 금강소나무는 여느 소나무와 달리 줄기가 곧게 자라고 단단해 목재 가운데 으뜸으로 친다. 울진군은 육안으로 감시하기 어려운 금강송 군락지 반경 7㎞를 드론으로 감시한다.

손병복 울진군수는 “2022년 대형 산불로 많은 것을 잃으면서 예방이 최선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며 “같은 재난을 겪지 않도록 경각심을 갖고 산불 예방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022년 3월 4일 울진군 북면 두천리 야산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 건조한 날씨에 강풍을 타고 열흘간 번지면서 강원 삼척까지 확산돼 1만6,301㏊의 산림이 소실됐다. 1986년 이후 기록된 산불로는 최대 규모로, 327가구가 피해를 입고 466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김정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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