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훈(33)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소니오픈(총상금 830만 달러)에서 생애 첫 우승 기회를 아쉽게 놓쳤다. 연장전에서 1.3m에 불과한 버디 퍼트를 놓치는 통한의 실수로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안병훈은 15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의 와이알레이 컨트리클럽(파70)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합계 17언더파 263타를 적어내 공동 1위인 키건 브래들리, 그레이슨 머리(이상 미국)와 함께 연장을 치렀다.
이날 버디를 잡았던 18번 홀(파5)에서 연장에 돌입한 안병훈은 세 번째 샷을 홀 1.3m에 붙여 우승 가능성을 높였다. 브래들리는 세 번째 샷을 홀 5.5m 거리에 올렸고, 머리는 12m의 긴 거리 버디퍼트를 남겨뒀다. 하지만 머리는 롱 퍼트를 한번에 성공시켜 버디를 잡아낸 반면 안병훈은 부담을 느낀 나머지 짧은 퍼트를 놓쳤다. 그렇게 머리는 신인 시절이던 2017년 버바솔 챔피언십 이후 7년 만에 2승째를 달성했다.
2016년부터 PGA 투어에 도전한 안병훈은 우승 없이 준우승만 5번째다. 경기 후 그는 “마지막 퍼트로 인해 아쉽게 끝났다”며 “잘 치고 있었는데, 자만하지 말라는 느낌으로 다가온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나 지난주 2024시즌 개막전이었던 더 센트리에서 단독 4위에 오르고, 이번에 2위에 자리하는 등 초반 상승세는 만족스럽다. 안병훈은 “전반적으로 탄탄한 한 주였다”면서 “마무리가 좀 아쉽지만 지금까지 경기력은 좋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8월 말 한국에서 먹은 감기약이 도핑에 걸려 11월 말까지 3개월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던 안병훈은 징계 기간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재정비 시간을 가졌다. 그는 “몇 달 동안 쉬면서 매 라운드가 왜 그렇게 중요했는지 돌아보려고 열심히 노력했다”며 “골프가 나와 가족에게 큰 의미가 있지만 어깨에 짊어진 짐을 조금 덜어내려고 했고, 비시즌에 꽤 열심히 준비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경훈과 김성현은 나란히 합계 9언더파 271타를 적어내 공동 30위에 올랐다. 디펜딩 챔피언 김시우는 합계 8언더파 272타로 공동 42위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