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호선 연장 노선 발표 임박...인천·김포는 폭풍전야

입력
2024.01.10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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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안 반영 안 될 경우 양측 모두 불복 예고

서울지하철 5호선을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를 거쳐 경기 김포한강신도시까지 연결하는 김포·검단 연장 구간 세부 노선안이 이르면 다음 주 발표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천시와 경기 김포시가 숨을 죽인 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자신들에게 유리한 노선으로 결정되지 않을 경우, 양측 모두 이에 불복하겠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어 발표 후에도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10일 인천시와 경기 김포시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는 다음 주 중 5호선 김포·검단 연장 구간 노선안을 발표한다. 인천시 관계자는 "이르면 15일쯤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광위는 지난해 5~7월 인천시, 김포시와 5호선 연장 노선 결정 협의체를 4차례 열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인천시와 김포시가 인천 서구 지역에 정거장을 몇 개 설치할 것인지를 두고 서로 물러서지 않아서다. 결국 대광위는 지난해 8월 직접 중재에 나섰다. 양쪽으로부터 희망 노선안을 제출받아 평가 후 9월 중 최종안을 내놓기로 한 것인데, 발표 시점은 차일피일 미뤄져 해를 넘기고도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대광위가 심사숙고 끝에 최종안을 내놓더라도 갈등이 쉽사리 봉합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정거장을 검단신도시에 3개, 김포 감정동과 인접한 서구 불로동에 1개 등 4개를 설치하는 ‘U’ 자 노선을 주장하는 인천시에 맞서 검단과 김포 경계에 있는 불로동에 각각 하나씩 2개를 두는 ‘I’(직선) 노선안을 제시한 김포시는 대광위가 인천시 손을 들어줄 경우 사실상 불복하겠다고 예고했다. 특히 5호선 연장을 위해 서울시와 합의한 '방화차량기지·건설폐기물처리장(건폐장) 이전'도 재검토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표시했다.

김포시 관계자는 "대광위의 발표는 중재안일 뿐 노선 확정은 아니다"라고 전제하면서 "김포골드라인 혼잡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없는 인천시 안으로 결정되면 김포시 안 반영을 전제로 합의한 건폐장 수용도 이행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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