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피습 8일 만에 퇴원…한동훈·이낙연에 빨라진 '복귀 시계'

입력
2024.01.09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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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퇴원 후 자택 치료키로
재택 치료에 당무는 관여 안해
이르면 다음주 당무 복귀 가능성도

흉기 피습으로 치료를 받고 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병원에서 퇴원한다. 사건 8일만으로, 당장 당무를 볼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당초 예상보다 일주일 이상 복귀 시점이 빨라졌다. 4월 총선을 앞두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광폭 행보에 이낙연 전 대표와 비이재명계 의원들의 탈당까지 예고된 만큼 리더십 부재 장기화에 대한 부담이 작용했다는 관측이다.

권혁기 민주당 당대표실 정무기획실장은 9일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 대표 상태가 많이 호전돼 내일 퇴원하기로 했다"며 "퇴원하면 자택으로 귀가하고 당분간 자택에서 치료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병원을 떠나면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권 실장은 "(이 대표) 퇴원 메시지가 있다"고 말했다. 자택 치료를 이어가는 이 대표지만, 곧장 당무에 복귀하진 않는다. 2일 피습 직후 수술까지 받은 이 대표는 죽으로 식사를 하면서 기력을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피습 이후 당 내부적으로는 이 대표 복귀 시점을 '최소 2주'로 예상했다. 이에 맞춰 홍익표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향후 당 운영 방안을 구상해 왔다. 이 대표 퇴원이 앞당겨진 것과 관련해 "병원에서 결정했다"는 게 당 입장이지만, 제1야당 대표로서 총선이 9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게 당 내부의 분위기다. 실제 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대표는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는 동안에도 '일반 병실로 옮겨달라. 서둘러 당무를 보겠다'며 당무 복귀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총선 시계가 긴박하게 돌아가는 것도 이 대표 결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 입원 기간, 전국을 순회하며 총선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는 한 위원장은 민주당을 탈당한 이상민 의원까지 영입해 한껏 주가를 높이고 있다. 이 대표 피습 직전 불거진 당 내부 갈등도 아직 진행형이다. 11일과 10일 각각 탈당을 예고한 이낙연 전 대표와 '원칙과상식' 소속 비이재명계 의원 4명에 대해서도 이 대표의 마지막 설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내부에서 흘러나온다. '원칙과상식' 조응천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표에게 하루의 시간이 남았다"며 결단을 촉구했다.

퇴원 기간을 당긴 만큼 당무 공식 복귀 시점도 다음 주 정도로 예상된다. 당 지도부의 한 관계자는 이날 "총선을 직전에 두고 당대표 역할이 아주 절실히 필요한 시기인 만큼, 이 대표가 책임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의료진의 최종 판단이 필요하지만, 아무래도 자택에서 당무나 현안에 의사 표시를 늘리면서 당무 복귀를 최대한 빨리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