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3년 연속(2021~2023년) 최대 매출액을 올렸다. 다만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0.1% 줄었고 4분기(10~12월) 실적은 시장의 기대치를 밑돌았다.
LG전자는 지난해 연결기준 연간 매출액이 84조2,804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8일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3조5,485억 원이었다.
최근 3년 동안 LG전자의 매출액은 △2020년 58조579억 원 △2021년 73조9,080억 원 △2022년 83조4,673억 원으로 연평균 13% 이상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여기서 1조2,000여억 원을 더 팔았다. "주력 사업이 탄탄한 펀더멘털(기초체력)을 유지한 가운데 B2B(기업간거래) 사업 성장이 더해지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LG전자는 설명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조5,000억 원에서 4조 원대를 오갔다.
LG전자는 이날 사업본부별 세부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회사 측은 연 매출 기준으로 생활가전 사업을 하는 H&A 사업본부는 30조 원, 전장(電裝·자동차 전기·전자 장비) 사업을 하는 VS사업본부는 1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4분기 실적을 떼놓고 보면 웃을 수만은 없다. 연결 기준 매출액은 23조1,567억 원, 영업이익은 3,125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어닝 쇼크(실적 충격)'를 기록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9%, 영업이익은 350.9% 늘었지만 직전인 3분기(7~9월) 실적과 비교하면 영업이익이 68.6% 줄었다.
"4분기는 전통적으로 마케팅 비용이 늘어 2, 3분기보다 영업이익이 낮은 시기"(LG전자 관계자)라는 설명을 감안해도 시장 기대에 못 미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내놓은 LG전자의 4분기 매출액,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각각 22조8,957억 원, 6,495억 원이었다.
증권사 의견을 종합하면 TV와 생활가전 사업 실적이 주춤한 것으로 보인다. 경기 불황이 예상보다 오래가고 있어 수요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다만 핵심 성장 동력인 VS 사업본부 수익성은 전기차 수요 위축에도 흑자 기조를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LG전자 주가는 2.06% 오른 9만9,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노 센터장은 "부진한 실적이 (이미 이전 주가에)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 주가는 12월 28일 10만1,800원에서 4거래일 연속 떨어져 5일 9만8,100원에 마감했다. 거의 매년 1분기(1~3월)에 최대 영업이익을 냈던 실적 패턴을 감안하면 이제 오를 가능성이 더 높다는 설명이다. LG전자는 이달 말 실적 설명회에서 지난해 4분기 및 연간 연결 기준 순이익과 사업본부별 실적을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