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구 플레이’ 윤이나, 필드 복귀 확정...“같은 잘못 반복 않겠다”

입력
2024.01.08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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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계 감경 찬반 논란 속에
출전 정지 3년→1년 6개월
4월 국내 개막전부터 출전 가능
다만 복귀 시점은 불투명

2022년 한국여자오픈 골프대회에서 오구 플레이를 하고 늑장 신고해 ‘3년 출전 정지’ 철퇴를 맞았던 윤이나가 징계 감경 조처로 2024시즌 필드로 돌아올 수 있게 됐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는 8일 서울 강남구 KLPGA 사무국에서 2024년도 1차 이사회를 열고 2022년 윤이나에게 내렸던 3년 출전 정지 징계를 1년 6개월로 줄이기로 했다. KLPGA는 “스폰서를 비롯한 골프 관계자, 골프 팬, 전체 회원 등의 입장과 대한골프협회(KGA)의 징계 감경을 고려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당초 KLPGA는 지난달 14일 이사회에서 윤이나 징계 감면과 관련해 결론을 낼 것으로 예상됐지만 비판 여론을 의식한 나머지 결정을 미뤘다. 이번 이사회에서도 찬반이 갈려 장시간 논의가 이어졌고, 결국 투표를 통해 윤이나의 복귀가 결정됐다. 논의 과정에서 선수가 상금을 기부하거나, 선수에게 사회봉사활동 시간을 부여하자는 의견 등이 나오기도 했다. 반면 윤이나에 대한 징계를 줄인 것은 ‘정직’을 최우선시 여기는 골프 종목 특유의 스포츠맨십을 훼손한 처사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그간 KLPGA 안팎에선 투어 흥행을 위해 스타성 있는 장타자 윤이나의 징계 기간을 줄여줘 필드에 복귀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이나가 징계 기간 약 50여 시간의 사회봉사활동, 미국 마이너리그 골프투어 상금 전액 기부, 유소년 선수 무료 강의 등을 하며 충분히 반성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윤이나는 향후 협회 발전에 기여하고 동료 선수와 일반인에게 모범을 보이겠다는 약속도 했다. 앞서 KLPGA와 똑같이 3년 징계를 줬던 KGA는 지난해 9월 돌연 징계 기간을 1년 6개월로 줄여주기도 했다.

2022년 7월 에버콜라겐 퀸즈 크라운에서 첫 승을 수확하며 차세대 스타로 주목받은 윤이나는 징계 감면에 따라 오는 4월에 열릴 예정인 2024시즌 KLPGA 투어 국내 개막전부터 출전이 가능하다. 다만 언제 필드로 돌아올지는 불투명하다. 윤이나의 매니지먼트사인 크라우닝은 “복귀 시점을 특정하지 않고, 경기력이 일정 수준으로 회복될 때까지 훈련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윤이나는 “다시 대회에 나갈 수 있도록 기회를 준 KLPGA와 KGA에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봉사와 자숙의 시간을 갖고, 선후배 동료 선수들에게 진심으로 양해를 구하고 마음을 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다시는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고, 골프의 정신과 규칙에 따라 정직하고 성실하게 플레이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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