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공대에 의대를…' 서명운동 목표 초과 30만 달성

입력
2024.01.08 16:00
목표 20만 명 보름 만에 돌파해
포항시 "병원 부족 절실함 반영"

경북 포항시가 심각한 지역의료 불균형 문제 해소 등을 위해 추진한 ‘포항공대(포스텍) 의과대학 유치’ 서명운동이 당초 목표치 20만 명보다 10만 명 더 많은 30만 명을 달성했다.

8일 포항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27일 포스텍 의대 신설 범시민 결의대회를 시작으로 진행한 서명운동에 지난달 말까지 30만5,803명이 동참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당초 목표인 20만 명을 10만 명 초과 달성한 것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서명운동을 시작하고 일주일 만에 10만 명이 참여하고 보름 만에 목표 20만 명을 넘어섰다”며 “열악한 지역 의료 현실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는 포항시민들의 열망과 간절함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항시는 이번 서명운동이 포스텍 의대 신설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공식적인 서명운동은 마무리했지만, 의대 유치를 바라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서명은 지속적으로 받을 계획이다. 여기에 적절한 시점에 대통령실과 교육부, 보건복지부 등 관련 부처에 서명 자료를 전달할 계획이다.

포항시는 인구 수가 지난달 말 기준 49만2,936명으로, 전국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25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전국 45개 곳에 있는 상급종합병원(고난도 중증질환 의료행위 수행 종합병원)이 단 한 개도 없어 시민들이 많은 불편을 겪고 있다. 가장 가까운 상급종합병원인 대구 경북대병원은 88㎞, 경남 양산 부산대병원은 94㎞ 떨어져 있어, 포항지역 중증환자들은 차로 90분을 달려 치료 받아야 한다.

포항시는 포스텍이 세계적인 명문 공대이고 3·4세대 방사광가속기 등 최첨단 연구 기반시설을 두루 갖춰 의대가 설립되면 동시에 의사과학자 배출이 가능한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실제로 포스텍은 공학 지식을 갖춘 의사를 배출하기 위해 이미 지난해 의과학대학원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포스텍의 탄탄한 연구 기반시설을 바탕으로 최첨단 정보통신기술 무장한 총 900개 병상의 스마트병원 건립도 추진하고 있다”며 “포항시민의 숙원인 의대를 반드시 유치해 지방의료 붕괴를 막고 의사과학자 양성에도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김정혜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