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윤석열계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어제 22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아무리 여권 내 수도권 위기론이 팽배하다지만, 보수정당 텃밭인 서울 '강남 3구'에 지역구(송파갑)를 두고 있는 초선 의원의 불출마는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의정 활동보다 공천을 받기 위해 대통령실과 지도부 심기를 살피며 홍위병 역할을 하는 친윤 초선들이나 혁신위의 인적 쇄신 대상으로 지목돼 불출마를 선언한 '친윤 핵심' 장제원 의원과는 결이 다른 선택이라는 점은 평가돼야 할 것이다.
윤석열 정부와 친윤 의원들을 향해 비판적 목소리를 꾸준히 냈던 그는 불출마 회견에서도 쓴소리를 잊지 않았다. "지금의 국민의힘이 민주적 정당인지를 묻는다면 내 답은 '그렇지 않다'"거나 "우리 당이 가야 할 곳은 대통령의 품이 아니다"라고 했다. 여권에 대한 민심 이반의 주요 원인인 합리적 비판조차 허용하지 않는 당정일체 분위기와 수직적 당정관계에 대한 일침이었다.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는 눈 밖에 난 비주류 초선의 볼멘소리로 흘려들어선 안 될 것이다.
김 의원은 2020년 유승민 전 의원의 권유로 새로운보수당 1호 인재로 영입된 후 보수 통합신당인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소속으로 그해 21대 총선에서 당선됐다. 더불어민주당에서 불출마를 선언한 이탄희·홍성국 의원이 정치에 발을 들인 경로와 비슷하다. 이들은 편 가르기식 정치보다 전문성을 바탕으로 의정활동을 해왔고, 현안을 두고 지도부에 합리적 비판을 마다하지 않는 편이었다. 불출마 변은 제각각일지라도 적대적 공생관계에 안주하고 있는 정치에 변화를 촉구했다는 점에서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다.
영입 인재 출신 여야 초선들의 불출마 선언은 대한민국 정치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어느 조직보다 민주적이어야 하는 정당이 일사불란만 강조하면서 영입 초선들의 전문성과 다양성을 존중하지 않았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4월 총선에 앞서 본격화하고 있는 각 당의 인재 영입 과정에서도 보여주기식 영입이 아니라 다양성 확보에 보다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