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5선 이상민 의원이 8일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취임 3개월 만에 사퇴한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전직 고위 관료 입당도 이어지면서, 총선에 출전할 국민의힘 선수들의 윤곽이 점점 구체화되고 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는 입당한 이상민 의원이 특별 참석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이 의원의 고뇌와 용기를 존경한다"고 감사를 표했다. 그러면서 "지금 민주당은 과거와 달리 '개딸 전체주의'가 주류가 됐고, 그래서 이 나라와 동료시민을 위협하는 존재가 됐다"면서 "(이 의원은) 그것을 막기 위해 용기를 냈다고 생각한다"고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한 위원장은 "다선 의원 한 명이 옮기는 것이 아니다"라며 "용기와 경륜으로 우리는 개딸 전체주의가 계속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게 됐다"고도 부연했다.
이 의원은 "집권여당 비대위 회의 자리에 앉게 돼서 개인적으로 가문의 영광"이라면서도 "호랑이를 잡으러 호랑이 굴에 들어온다는 다부진 생각으로 입당했다"고 입당 소감을 밝혔다. 민주당의 대표적 비주류인 이 의원은 이재명 대표와 강성 팬덤 등에 쓴소리를 해오다 지난달 3일 탈당했다. 이 의원은 4·10 총선에서 현 지역구인 대전 유성을에 당적을 바꿔 출마할 예정이다.
이 의원은 2004년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현 민주당) 당적을 갖고 처음 당선됐다. 그러다 18대 총선에서는 이회창 총재가 이끄는 충청 기반 보수 야당인 자유선진당으로 당적을 옮겼지만 19대 총선에선 다시 민주당 계열 정당(민주통합당)으로 복귀했다. 이번 국민의힘 입당으로 세 번째로 당적을 바꿨다. 민주당 시절 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 '쌍특검법'을 공동 발의한 이 의원은 이날 김건희 특검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민주당이 이번 총선에 정략용으로 쓰겠다는 것”이라고 거리를 뒀다.
민주당은 이 의원의 탈당을 배신으로 규정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배신과 언어도단, 야합의 정치 행태에 대해 엄중한 심판이 있을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민주당 비주류로서 종종 같은 목소리를 냈던 조응천 의원도 "민주당도 참 못났지만 용산의 여의도출장소를 자임하는 국힘은 봐줄만한 구석이 있느냐"고 유감을 표했다.
이어진 당 인재영입위원회의 입당 및 영입 환영식에서는 정황근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기순 전 여성가족부 차관, 김완섭 전 기획재정부 2차관 등 고위 관료 출신들이 입당해 빨간 점퍼를 입었다. 이들은 지난해 연말 4월 총선 출마를 위해 퇴직한 인사들로 △정 전 장관은 충남 천안을 △방 전 장관은 경기 수원병 △이기순 전 차관은 세종을 △김완섭 전 차관은 강원 원주을 출마가 유력하다.
정성국 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회장과 학교폭력 전문인 박상수 변호사 영입도 이날 공식 발표됐다. 이철규 공동인재영입위원장은 “정 전 회장은 대한민국 공교육 정상화와 교권 확립에 앞장설 분이며, 박 변호사는 교권 침해를 당하는 교사의 권익 보호와 학폭 피해자 권익 신장에 앞장서는 분”이라고 소개했다.
한동훈 위원장은 "공적인 영역에서, 특히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 가져야 할 덕목은 무엇을 해야 할지 알고, 그 일을 잘 설명하고, 나라를 사랑하고, 부패하지 않는 것"이라는 고대 그리스의 정치가 페리클레스의 말을 인용하면서 "모두 이 카테고리에 정확히 부합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