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학대 영상’ 차단한 유튜브.. 국내 플랫폼은 여전히 미온적?

입력
2024.01.08 09:00


동물학대 영상을 올리던 유튜브 계정이 차단됐습니다. 소위 ‘동물판 N번방’이라 불리는 단체대화방의 행동대장도 징역형이 확정됐습니다. 온라인 동물학대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유독 국내 플랫폼의 대응은 소극적이라고 합니다. ‘이번주 동물 이슈’ 시작합니다.

지난 2일, 동물권행동 ‘카라’는 “2020년 12월부터 동물학대 영상을 올리던 유튜브 채널이 폐쇄됐다”고 밝혔습니다. 이 유튜브 채널은 고양이를 잔인하게 괴롭히는 영상을 올리고 길고양이를 돌보는 사람들을 반복적으로 비하했습니다. 유튜브 운영사인 구글은 채널 폐쇄에 더해 운영자 계정 삭제 조치도 내렸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유튜브 채널 운영자는 실제 동물학대 범죄자였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사람은 지난 2022년 6월, 경북 포항시에서 동물 연쇄살해 혐의로 검거된 인물이었습니다. 범인은 같은 해 11월, 징역 2년6개월이 확정돼 복역 중입니다. 뒤늦게 이 사실이 확인되자, 법원은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범인에게 벌금 200만원을 추가로 선고했습니다.

이번 유튜브 계정 폐쇄는 국제 공조로 이뤄진 점이 주목할 만합니다. 처음 카라는 유튜브 계정 폐쇄를 구글코리아에 요청했지만 묵살당했습니다. 결국 온라인 동물학대 사껀 대응을 위한 국제 연대체 ‘SMACC’를 통해, 구글 본사에 문제를 제기할 수 있었습니다. SMACC는 HSI를 비롯해 아시아동물연합 등 국제 동물보호단체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동물학대 문제에 대해, 최근 들어 법원도 심각성을 느끼고 있습니다. 과거 ‘동물판 N번방’이라 불린 단체대화방 동물학대 사건 행동대장에 대한 징역형이 확정된 겁니다. 대법원은 지난 2일, 행동대장 이모씨에게 선고된 징역 8개월과 벌금 200만원을 확정지었습니다.

이씨는 충북 영동군, 충남 태안군에서 고양이와 토끼를 잔인하게 죽이고 그 사진과 영상을 카카오톡에 올습니다. 1심 법원은 이씨가 잘못을 시인하는 점을 고려해 집행유예를 선고했지만, 2심 법원은 이씨의 생명 경시 성향을 봤을 때, '재범 가능성이 있다'며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대법원도 2심 판단에 오류가 없다고 봤습니다.

온라인 동물학대가 위험 수위에 다다랐다는 신호가 여럿 나타나고 있지만, 정작 국내 플랫폼은 이렇다 할 대응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동그람이는 지난달 카카오톡이 경찰 수사 협조에 소극적이라는 보도를 전해드렸습니다. 보도 이후, 일부 정보가 경찰에게 전달됐지만, 범죄 혐의자를 특정할 만한 정보가 아니라서 추가 수사가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카라는 “해외에 서버를 둔 유튜브도 국내 계정을 차단하는 만큼, 카카오톡과 같은 국내 메신저나 플랫폼도 동물학대 제어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시민들도 동물학대 영상을 발견하면 스마트폰 녹화 기능을 활용해 증거를 확보하고 제보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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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 정진욱 동그람이 에디터 8leonardo8@naver.com
사진 및 영상 = vrew, 독자 제공, 동물권행동 카라 제공, 한동냥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