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정보기술(IT)ㆍ가전 전시회인 ‘CES 2024’ 참가 국내기업 수가 지난해 469개에서 올해 772개로 사상 최다 기록을 또 경신한 것으로 파악됐다. 오는 9~12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회 참가 국내기업 수는 주최국인 미국(1,148개)과 중국(1,104개)에 이어 세 번째 규모다. 특히 국내 벤처ㆍ스타트업 기업 참여는 지난해 273개사에서 이번에 512개사로 두 배 가까이 급증하면서 미국(250개) 대만(99개) 일본(44개) 등을 크게 넘어섰다.
CES는 근년 들어 디지털혁명 첨단기술이 집결하는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전시회로 성장했다. 스마트폰과 가상현실을 거쳐, 올해엔 인공지능(AI)이 최대 어젠다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AI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폰, 방대한 AI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진화된 반도체 프로세서, AI를 적용한 자율주행시스템 등 글로벌 기업들의 첨단기술 경연이 펼쳐진다. 아울러 장애인ㆍ노약자 보조기구부터 안면인식 소프트웨어에 이르는 다양한 소비자 유틸리티 AI 기술도 집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기업들이 현장을 주름잡을 정도로 CES에 큰 관심과 참여를 나타내고 있는 건 분명 긍정적이다. 자금과 시간이 허락하는 한 현장에 나가 첨단기술의 흐름을 파악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는 건 바람직한 투자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우리 기업들, 특히 벤처ㆍ스타트업들의 대거 참여는 국내 관련 산업과 기술개발의 역동성을 방증하기 때문에 든든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CES는 기본적으로 비용을 내면 누구나 참가하는 행사라는 점에서 국내기업의 대거 참여 자체가 글로벌 기술경쟁력을 담보하는 건 아니라는 점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특히 스타트업 참가 급증은 각 지자체 간 참가경쟁, 공공기관 직접 참가 및 실적용 참가 지원, CES 참여 자체를 실적 과시용으로 홍보하려는 마케팅 동기 등에 따른 ‘거품’ 가능성도 없지 않을 것이다. 참가 실적보다 기술과 비즈니스 도약을 극대화하는 질적 후속작업이 검증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