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덤펍(술을 마시면서 카드게임 등을 즐기는 형태의 주점)'으로 가장한 불법도박장이 성행하고 있다. 최근 5개월간 이런 식으로 도박을 즐기다 경찰에 붙잡힌 사범만 1,000명이 넘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해 8~12월 홀덤펍 등 불법도박 영업장을 집중단속해 1,004명을 검거하고 범죄수익금 46억5,000만 원을 몰수·추징했다고 7일 밝혔다. 미단속 기간(1~7월) 대비 검거 인원은 4배, 몰수·추징 규모는 16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경찰에 따르면,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된 홀덤펍에서는 칩을 현금으로 교환해 게임을 하는 불법도박이 성행하고 있다. 현행법상 칩을 현금화하는 순간 도박으로 간주된다. 지난해 3월 서울 강서구 마곡동 보드카페에서 약 278억 원 상당의 '텍사스 홀덤' 카드게임판을 운영한 일당 75명이 경찰에 검거된 적도 있다.
단속 회피용 '꼼수'도 진화하고 있다. 인천에서는 불법도박용 '환전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한 일당 등 149명이 쇠고랑을 찼다. 이들은 포인트를 현금으로 환전해주는 앱을 만들어 경인지역 홀덤펍 19개소와 가맹 계약을 맺었다. 조직폭력배까지 개입해 경쟁업소 업주에 흉기를 겨누는 강력범죄까지 발생하는 상황이다.
경찰은 일상 속 불법도박이 위험수위에 이르렀다고 보고, 지난해 7월 문화체육관광부 등과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대응하고 있다. 업주에 도박장소개설과 함께 범죄단체구성 혐의까지 적용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제보가 검거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불법도박 특성을 감안해 경찰은 올해부터 관련 규정을 바꿔 보상금도 최대 500만 원까지 상향 지급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관련 기관과 협업해 일상생활에 깊숙이 침투한 불법도박 행위를 강력히 단속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