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스로이스 男' 마약 처방 의사, 마취환자 성폭행 뒤 불법촬영도

입력
2024.01.05 11:21
경찰, 구속 상태로 검찰 송치

약에 취해 차를 몰다가 행인을 치어 숨지게 한 '압구정 롤스로이스' 사건 운전자에게 마약류를 처방했던 의사가 검찰에 넘겨졌다. 먀약류 불법 처방 외에도 환자를 성폭행하고 불법으로 촬영한 혐의도 더해졌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5일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40대 의사 염모씨를 서울중앙지검에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염씨는 지난해 8월 2일 롤스로이스 운전자 신모(28)씨에게 서울 강남구 압구정역 인근 자신이 운영하는 성형외과에서 치료 목적 외의 프로포폴 등 마약류를 처방한 혐의 등을 받는다. 같은 날 신씨는 롤스로이스 차량을 몰고 인도로 돌진해 20대 여성을 들이받은 채로 달아났다. 여성은 병원에 이송됐지만, 지난해 11월 결국 숨졌다.

경찰은 염씨 휴대폰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염씨가 수면 마취 상태인 여성 10여 명을 성폭행하고 이를 불법 촬영한 정황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혐의, 준강간, 준강제추행 혐의가 추가로 적용됐다. 염씨는 지난해 10월 의사 면허가 정지된 상태로 의료행위를 한 혐의(의료법 위반)도 받는다. 또 사건발생 당일 신씨의 진료기록을 허위로 기재했다가 사고가 발생하자 해당 기록을 삭제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운전자 신씨의 마약 투약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를 곧 마무리해 추가 송치할 예정이다. 신씨는 운전 중 인도로 돌진해 행인을 치고 도주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위험운전치상, 도로교통법상 사고후 미조치)로 지난해 9월 구속 기소됐다.

서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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