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이 3일 탈당을 선언하고 이준석 전 대표의 개혁신당(가칭) 합류를 선언했다. 비례대표인 허 의원은 탈당 즉시 의원직을 상실하지만 과감하게 이 전 대표 신당에 정치적 승부수를 던졌다.
허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저는 오늘 국민의힘을 떠난다"며 "(국민의힘은) 용산의 국정운영 기조와 불통과 느닷없는 이념 집착, 검사 일색의 인사, 대통령 가족의 처신이 문제"라고 비판했다. 허 의원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겨냥해서도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와서 윤색을 한다고 본질이 변하지 않는다"며 "아닌 건 아닌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탈당을 선언한 허 의원은 천하람 전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 이기인 경기도의원과 함께 개혁신당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을 맡는다. 허 의원은 현역 의원들의 개혁신당 추가 합류 가능성도 거론했다. 그는 "합류하고자 하는 현역 의원들이 있다"며 "제가 그분들의 다리 역할을 해서 신당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4월 총선 목표에 대해선 "더불어민주당과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그런 정당을 만들고 싶다"며 "교섭단체(20석)까진 하고 싶다는 욕심"이라고 했다.
개혁신당은 이날부터 온라인 당원 가입을 시작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 전 대표도 취재진에게 "신당의 온라인 당원 가입이 오늘부터 시작됐다"며 "지금 속도대로라면 오늘이나 내일 중으로 중앙당 설립 요건을 갖출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개혁신당은 이날 오후 6시 기준 1만3,729명이 당원으로 가입했다고 밝혔다.
명분보다 실리를 추구하는 정치권 세태에서 비례대표 의원의 탈당은 이례적이란 평가다. 탈당하면 의원직을 상실하게 돼, 세비는 물론 보좌진 채용 등 의원으로서 혜택을 남은 임기 동안 내려놓게 된다. 후원회도 해산되고, 잔여 후원금은 원 소속 정당에 인계된다.
허 의원의 선택은 금태섭 전 의원의 새로운선택 합류를 선언하고도 탈당을 거부한 류호정 정의당 의원 사례와도 비교된다. 지난 20대 국회 때도 새누리당 분당 사태 당시 비례대표였던 김현아 전 의원이 바른정당 의원총회에 참여하면서 탈당은 하지 않아 논란이 됐다. 허 의원이 탈당하면 체육계 '미투 1호'로 알려진 테니스 선수 출신 김은희씨가 의원직을 승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