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부산에서 발생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흉기 피습 사건에 대해 여야 정치권은 공히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라며 강한 어조로 규탄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여야는 "철저한 진상 규명"에 한목소리를 내면서도, 총선을 99일 앞두고 발생한 제1야당 대표를 향한 테러가 불러올 파장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었다.
사건 직후 보고를 받은 윤 대통령은 깊은 우려를 표하는 동시에 신속한 수사 지시를 내렸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우리 사회가 어떠한 경우에라도 이러한 폭력 행위를 용납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경찰 등 관계당국이 신속한 수사로 진상을 파악하고 이 대표의 빠른 병원 이송과 치료를 위해 최선을 다해 지원하라"고 주문했다.
윤 대통령 지시 직후 윤희근 경찰청장도 "부산경찰청에 즉시 수사본부를 설치하고, 신속하고 철저하게 사건의 경위와 범행 동기, 배후 유무 등을 수사하라"는 지시를 내리며 "유사 사례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주요 인사에 대한 신변 보호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취임 이후 첫 지방 방문 일정으로 이날 대전과 대구를 찾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대구 일정 일부를 취소하면서 이 대표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대전 유성구에서 열린 대전시당 신년 인사회 참석 중 이 대표 피습 소식을 접한 한 위원장은 "이 사회에서 절대로,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 생긴 것"이라며 "수사당국은 엄정하고 신속하게 수사해서 전말을 밝히고, 책임 있는 사람에게 무거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준석 전 대표도 페이스북을 통해 "생각이 다르다고 극단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을 어떤 경우에서도 용납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충격에 빠진 민주당에서도 규탄과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탈당 후 신당 수순을 밟던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 대표 피습 소식에 충격과 분노를 억누를 수 없다"라며 "부디 이 대표의 부상이 크지 않기를, 이 대표가 어서 쾌유하시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폭력은 민주주의의 적"이라고 언급하며 "현장에서 체포된 피의자를 철저히 조사하고 처벌해 폭력이 다시는 자행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김진표 국회의장도 "제1야당 대표가 흉기 테러를 당했다"며 "어떠한 경우에도 폭력 행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단호한 입장을 냈다. 이날 이 대표와 회동이 예정돼 있던 문재인 전 대통령은 피습 소식을 듣고 페이스북을 통해 "새해 벽두부터 절대 일어나서는 안될 일이 벌어졌다"며 "용서받지 못할 테러행위로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다. 철저히 조사해 엄벌하는 것은 물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도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 피습으로 위기에 처한 민주당 지도부는 당혹감 속에서도 동요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었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이 대표에 대한 테러이자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위협으로 규정했다"며 "당 지도부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대책을 강구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도 사건 직후 의원들에게 "동요하지 말라"며 "대표의 쾌유를 비는 발언 이외에 사건에 대한 정치적 해석이나, 범인에 대한 언급은 자제해 주기를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사건 직후 부산에서 긴급최고위원회의를 가진 데 이어, 3일에도 비상 의원총회를 소집해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