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노토반도 3년간 지진 653번 발생… 원인은 땅속 물?

입력
2024.01.02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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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발지진 이례적 큰 규모… 또 일어날 수도"
 땅속 물 온도 상승·단층 활동 범위 확대 탓

새해 첫날부터 일본 열도를 충격에 빠트린 규모 7.6의 강진이 발생한 이시카와현 노토반도는 3년간 500회 이상 흔들렸을 정도로 지진이 잦았던 지역이다. 앞으로도 크고 작은 지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현재로선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 힘들지만, 일단은 '땅속 물 온도 상승'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2일 일본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전날 일어난 강진의 진원지인 이시카와현 노토반도 북부에선 2020년 12월부터 지진 활동이 활발해졌다. 지난해 12월까지 3년 동안 관측된 진도 1 이상 지진은 무려 506회나 된다. 작년 5월엔 규모 6.5의 강한 지진도 발생했다. 이날 요미우리신문은 1일 이후 발생한 147회를 더해 "(3년여간) 총 653회 지진이 있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단층 뒤틀림·300도 이상 고온 유체 상승 탓"

'진도'는 절대 강도를 의미하는 '규모'와 달리, 지진 발생 지역에 있는 사람의 느낌이나 주변 물체의 흔들림 정도를 수치로 표현한 상대적 개념의 등급이다. 총 10단계로 나뉘는데, '0'은 사람이 흔들림을 느끼지 못하는 지진을 뜻하며 '7'은 서 있기조차 불가능한 최고 수준에 해당한다.

다만 군발지진(규모가 작고 국지적으로 여러 차례 일어나는 지진) 지대에서 규모 7 이상 강진은 대단히 이례적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나카지마 준이치 도쿄공업대 교수는 아사히에 "군발지진이 규모 6을 넘는 건 드물다"며 "그만큼 단층이 넓게 움직였다는 것인데 솔직히 놀랐다"고 밝혔다. 니시무라 다쿠야 교토대 방재연구소 교수도 "지금까지의 노토반도 지진과 메커니즘은 같지만, 이렇게 큰 규모로 일어날 것으로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일대의 잦은 지진으로 단층 활동 범위가 넓어지고, 땅속 물의 온도가 상승한 게 이번 강진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을 내놨다. 우메다 야스히로 교토대 명예교수는 산케이신문에 "노토반도 지하 깊은 곳에서 섭씨 300도 이상 고온의 유체가 상승해 지진이 일어나고 있다"며 "내륙부 단층의 뒤틀림이 축적돼 (지반이) 약한 지역에서 지진 활동이 활발해졌다"고 설명했다. 지진고고학자인 산가와 아키라 연구원은 "(지난해 5월 지진 등) 일련의 활동으로 연쇄적으로 발생한 지진으로 봐야 한다"고 짚었다.

"아직 끝 아니다... 강진·쓰나미 가능성"

지진 여파로 노토반도에서 강진과 쓰나미(지진해일)가 추가로 일어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마무라 후미히코 도호쿠대 교수는 아사히에 "지진과 쓰나미가 끝난 게 아니다"라며 "1983년 동해 중부 지진(규모 7.7) 때에도 국지적으로 높이 10m 이상의 쓰나미가 일어났다"고 경고했다. 산가와 연구원도 "단층은 직선으로 연결된 경우가 많아 장기적으로 노토반도 지역과 인근에서 큰 지진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내다봤다.

류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