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에서 폭발적으로 늘어난 노동조합 조합원 수가 윤석열 정부에서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한국노동사회연구소의 ‘비정규직 규모와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노조 조합원 규모는 268만9,000명으로 2022년 269만2,000명에 견줘 3,000명가량 줄었다. 노조 조합원 규모는 문재인 정부 때인 2017년 244만 명에서 2022년 269만 명으로 25만 명 급증했는데, 윤석열 정부에서 상승세가 꺾인 것이다.
이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노조에서 빠져나간 결과다. 정규직 노조 조합원 규모는 2017년 226만 명에서 2022년 241만 명으로 늘었고, 2023년에도 243만 명으로 오름세를 유지했다. 반면 비정규직 조합원 규모는 2017년 17만 명에서 2022년 28만 명까지 늘었다가, 2023년 25만 명으로 줄었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이사장은 한국일보에 “윤석열 정부가 건설 노조를 적폐로 몰아 수사가 이뤄지면서 비정규직 노동자가 많은 건설노조에서 조합원이 빠져나간 것으로 추정된다”며 “반면 정규직 직장에서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조합원이 늘어나는 등 노조 가입 필요성이 자리 잡는 분위기”라고 했다.
노동 시장의 고질적 병폐인 성별ㆍ고용 형태별 임금 격차는 개선이 이뤄졌지만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남성 대비 여성 임금은 2022년 72.6%에서 2023년 73.7%로 1.1%포인트 올랐다.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 임금도 같은 기간 65.9%에서 66.9%로 소폭 올랐다. 윤석열 정부가 노동시장 이중구조(고용 형태에 따른 임금 격차) 개선을 내세웠지만 큰 성과를 내지는 못한 셈이다.
2023년에 적용된 최저임금 인상률은 5%(460원)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을 받는 노동자 규모(수혜자)도 줄었다. 최저임금 인상 수혜자는 2022년 222만 명에서 2023년 205만 명으로 감소했다. 최저임금 미달자는 2022년 276만 명에서 2023년 301만 명으로 증가했다. 여전히 법정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하는 노동자가 많다는 뜻이다.
비정규직의 사회보험 가입률은 개선 흐름을 유지했다. 비정규직의 국민연금 가입률은 2022년 36.8%에서 2023년 41.8%로 증가했다. 건강보험 가입률도 49.7%에서 50.9%로 늘었고, 고용보험 가입률도 51.9%에서 52.7%로 개선됐다. 다만 정규직의 사회보험 가입률(국민연금 95.4% 건강보험 98.5% 고용보험 84.4%)과는 여전히 격차가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