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개발 경쟁을 계기로 반도체 시장이 되살아나면서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첨단 기술로 'AI 대중화'를 이끌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과 경계현 대표이사 사장은 2일 경기 수원시 삼성디지털시티에서 열린 2024년 시무식에서 공동 명의로 내놓은 신년사를 통해 "삼성전자를 이끌어 온 핵심 가치인 초격차 기술 등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최우선으로 추진하자"며 기술력을 통한 시장 선도를 강조했다.
아울러 삼성전자가 새로운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도록 AI·에코(친환경)·라이프스타일 혁신 등 미래 변화에 대응력을 갖추자고 제안했다. 특히 변화가 이뤄질 주요 영역으로 꼽은 AI 혁신에 대해서는 "생성형 AI를 적용해 디바이스 사용 경험을 혁신하는 것은 물론 업무에도 적극 활용해 일하는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꿔가자"고 밝혔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도 이날 신년사를 통해 'AI 시대'에 대한 대응을 강조했다. 그는 "챗GPT의 등장으로 개막한 AI 시대는 사회 전반의 큰 변화를 가져왔다"며 "AI는 모든 산업과 문화의 기반으로 자리 잡아 글로벌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곽 대표는 회사가 지난해 시장 선점 효과를 누린 고대역폭메모리(HBM) 성과를 강조하면서 "SK하이닉스는 AI 시대의 퍼스트 무버(first mover)이자 글로벌 AI 고객들이 가장 먼저 찾는 핵심 플레이어가 됐다"면서도 "현재 성과에 안주하지 말고 새로운 기술 개발과 시장 확대를 위한 노력을 바탕으로 AI 혁신을 주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2023년 반도체 시장이 긴 하강기에 빠지면서 두 회사 반도체 사업은 대규모 적자를 봤다. 하지만 지난해 상반기부터 시작된 초거대 AI 개발 경쟁으로 고성능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늘어난 데 이어 하반기엔 스마트폰 등 소비자용 제품에도 'AI용' 반도체를 많이 쓰면서 올해는 메모리반도체 시장이 본격적으로 되살아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편 삼성은 이날 시무식과 함께 제조기술, 품질 등 각 분야에서 사내 최고 기술전문가를 의미하는 '2024 삼성 명장'으로 삼성전자 10명, 삼성디스플레이 2명, 삼성전기 2명, 삼성SDI 1명 등 총 15명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삼성 명장은 기술 경쟁력 강화 및 우수인력 육성을 위해 2019년 마련된 제도로 명장 수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 명장에 뽑힌 직원들은 격려금·명장 수당과 정년 이후에도 계속 근무할 수 있는 '삼성시니어트랙' 우선 선발 등의 인사 혜택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