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장애 진단을 받은 자살 사망자들이 진단에서 사망에 이르기까지 기간이 평균 4.5년에 불과하고, 3분의 1 정도는 진단 후 1년 이내 목숨을 끊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이 31일 밝힌 ‘우울장애 진단-자살 사망 기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연구’ 보고서에서다.
연구팀은 2015~2022년 재단이 시행하는 ‘심리 부검 면담’을 통해 수집된 자살 사망자 자료 중 사망 전 우울장애 진단과 약물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210명의 자료를 분석했다.
심리 부검은 재단이 면담을 희망하는 자살 사별 유족을 대상으로 진행하며 유족의 진술과 관련 기록을 통해 고인의 죽음에 영향을 미친 다양한 요인을 조사하는 방법이다.
분석 결과, 연구 대상자의 11%가 우울장애 진단을 받고 자살 사망에 이르기까지 걸린 기간은 53.42개월이었다.
전체의 11%인 23명은 우울장애 진단을 받고 1개월 내에, 4분 1 정도는 54명은 6개월 내에, 3분의 1 정도인 81명은 1년 이내 자살 사망했다.
연구팀은 “우울장애는 자살의 대표적인 위험으로 알려져 있다”며 “우울장애를 앓는 사람의 자살 위험을 높이는 요인을 확인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했다”고 했다.
분석 결과, 사망 전 직업 스트레스, 경제 스트레스를 경험한 집단은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우울장애 진단 뒤 자살 사망에 이르는 기간이 짧았다.
특히 사망 3개월 전 불안·초조·안절부절 못하는 불안 증상·수면 문제 등을 경험한 집단은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우울장애 진단 뒤 자살 사망에 이르는 기간이 짧았다. 불안과 수면 문제가 자살 사망에 유의하게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라는 것이 확인된 것이다.
연구팀은 “우울장애 진단을 받고 자살 사망에 이르는 기간이 이처럼 짧은 만큼 조기 진단과 개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