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천주교계의 지성 정의채(바오로) 몬시뇰의 장례미사가 30일 봉행됐다.
이날 오전 10시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열린 장례미사는 염수정 서울대교구 추기경과 정순택 대주교, 유경촌 주교, 구요비 주교, 이기헌 주교, 조규만 주교 등 사제단이 공동 집전했다. 정 몬시뇰의 유족과 수도자, 신자 등도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정 대주교는 이날 강론에서 "정의채 몬시뇰은 우리 교회뿐만 아니라 사회의 큰 어른이고 지성이었다"며 "세계의 사랑과 평화를 위한 혜안으로 존경받으신 분"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 교회와 사회가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 주시고 앞장서 실천하신 분"이라며 "권력에 기울지 않고 바른 말씀으로 사회의 지표가 되면서도 마지막까지도 유머를 잃지 않은 착한 목자의 삶을 다했다"고 추모했다.
1925년 평북 정주에서 태어난 정 몬시뇰은 1953년 28세 나이로 사제품을 받았다. 부산 초량 본당과 서대신 본당에서 보좌신부를 지낸 뒤 1957년 로마 우르바노대학교 대학원에서 ‘존 듀이의 실용주의와 토마스 아퀴나스 사상의 비교 연구’로 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61년부터 1984년까지 가톨릭대 신학부(현 가톨릭대 성신교정) 교수로 일하며 부학장과 대학원장을 역임했고, 이후 천주교 서울대교구 불광동 본당과 명동 본당 주임신부를 지낸 뒤 가톨릭대 총장과 서강대 석좌교수(1992~2009)를 지내기도 했다. 1991년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고, 2005년 교황이 주교품을 받지 않은 가톨릭 고위 성직자에게 부여하는 몬시뇰 칭호를 받았다. 고인은 천주교 서울대교구 용인공원묘원 성직자 묘역에 안장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