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가 30일 전격 회동한다.
이 전 대표가 이 대표의 대표직 사퇴를 촉구하며 신당 창당을 예고한 지 한 달여 만에 두 사람이 비로소 얼굴을 맞댄다. 사실상 분당 사태를 막기 위한 마지막 돌파구를 마련하는 자리다. 이 대표가 어떤 쇄신 카드를 들고 나올지 주목되는 가운데 당 안팎에선 이재명 사퇴를 둘러싼 양측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는 만큼 결국 빈손으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두 사람의 회동은 29일 이 대표가 먼저 손을 내밀며 성사됐다. 지난 주말 이 전 대표에게 전화와 문자를 건넸지만 화답이 없자, 이날 오후 다시 직접 연락을 취하며 문을 두드렸다. 이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떻게든 우리가 통합의 기조 위에서 국민들이 실망하지 않도록 해야 하기 때문에 (이 전 대표의) 집이라도 한번 찾아가 뵐까 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 역시 "피할 이유가 없다"고 밝히면서 극적으로 조찬 일정이 조율됐다. 앞서 당 안팎에선 이 전 대표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 이 대표가 삼고초려에 나서야 한다는 주문이 많았다. 김부겸·정세균 전 총리는 두 사람을 향해 '조건 없는 만남'을 촉구한 바 있다. 두 사람의 회동은 지난 7월 미국 연수를 마치고 돌아온 이 전 대표를 환영하는 귀국 만찬 이후 5개월 만이다.
어렵사리 만남이 조율됐지만,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이 전 대표가 요구하는 '이재명 사퇴' 카드를 이 대표가 수용할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에 가깝기 때문이다. 이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팔을 자르라고 하면 팔을 자르는 시늉이라도 하겠지만, 목을 자르라고 하면 이제는 하기가 어렵지 않느냐"며 일축했다. 이 대표는 이 전 대표가 요구하는 통합비대위 구성 등에 대한 쇄신안을 가져가는지 묻는 질문에 "얘기를 해봐야 한다. 입장은 서로 다를 수 있으니"라며 "세상사라는 게 누구나 자기 뜻대로만 할 수 없는 것 아니냐"고만 답했다.
이 전 대표 측의 기대도 크지 않다. 이 전 대표 측은 이 대표의 회동 제안이 보여주기식 '명분 쌓기' 행보라며 벌써부터 김을 빼고 있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이 대표가 지금까지 별다른 액션을 취하지 않다가 창당 시한으로 못 박은 연말 데드라인을 코앞에 두고 회동을 제안한 것 아니냐"면서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민주당 관계자는 "두 사람 공히 당 분열의 책임을 떠안게 되는 모양새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는 만큼 만남이 성사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