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과 청주 KB스타즈가 올 시즌 공고한 ‘양강’ 체제를 구축했다. 우리은행은 28일 부산 BNK썸에 승리(59-56)를 거두며 여자프로농구 최초 팀 500승(354패) 고지를 밟았고, KB스타즈는 이런 우리은행에 시즌 전적 2승 1패로 앞서며 치열한 선두 쟁탈전을 펼치고 있다.
양강의 중심에는 각 팀의 에이스 김단비(우리은행)와 박지수(KB스타즈)가 있다. 둘은 저마다의 진기록을 써내려 가며 선두경쟁에 볼거리를 더하는 중이다. 우선 김단비는 개인 출전 최다승 기록에 도전한다. 그는 29일 기준 정규리그 통산 504경기에 출전해 310승(193패)을 기록 중이다.
역대 여자프로농구에서 김단비보다 많은 승리를 거둔 이들은 강영숙 대구시청 여자농구단 감독과 임영희 우리은행 코치밖에 없다. 강영숙은 317승(140패)을 기록했고, 임영희는 312승(288패)을 올렸다. 만약 김단비가 남은 14경기에서 8승을 추가한다면, 개인 승리부문에서 역대 1위에 오르게 된다. 현재 우리은행의 페이스를 감안하면 큰 이변이 없는 한 김단비가 올 시즌 중에 여자농구에 새로운 역사를 쓸 가능성이 크다.
박지수 역시 ‘국보급 센터’라는 명성에 걸맞은 대기록을 작성해가고 있다. 그는 올 시즌 여자프로농구 1·2라운드에서 연달아 최우수선수(MVP)로 뽑히며 자신이 가지고 있던 역대 최다 ‘라운드 MVP 수상’ 기록을 15회로 늘렸다. 2위 김단비와 신정자(은퇴·이상 12회)와의 격차도 더욱 벌어졌다.
이뿐만이 아니다. 그는 지난 15일 인천 신한은행전 4쿼터 중 이두나의 슛을 블록 해내며 여자농구 역대 4번째로 정규리그 400블록슛 고지를 밟았다. 기존 선배들과 비교해 현저히 빠른 페이스다. 그는 종전 이종애(은퇴)의 만 29세 10개월(197경기)보다 무려 4년이나 빠른 만 25세 0개월(190경기)에 대기록을 달성하며 ‘최연소 및 최소 경기 400블록슛’ 기록을 새롭게 썼다.
박지수는 “기록이란 내 발자취가 남는 것이라 영광스럽다. 특히 최연소·최소 경기는 더욱 의미가 깊다”며 “앞으로 500블록슛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박지수의 페이스를 감안하면 그 이상도 노려볼 수 있다. 그는 8시즌 동안 경기당 평균 2.1개의 블록슛을 성공시켰는데, 이는 이 부문 1위(862개)인 이종애의 현역시절과 같은 기록이다. 20대 중반에 불과한 나이를 감안하면 역대 최다 블록슛 신기록도 가능한 속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