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선균이 29일 가족과 동료들의 배웅 속에 영원한 안식에 들었다. 24년 동안 연기로 관객을 울고 웃겼던 그는 48세 나이로 팬들 곁을 떠났다.
이씨의 발인식은 이날 오전 11시 30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발인은 유족의 뜻에 따라 비공개로 진행됐다. 아내인 배우 전혜진(47)과 이씨의 형, 누나 등 유족들은 오열하며 고인에게 작별 인사를 건넸다. 발인식이 끝난 뒤 중학생인 큰아들이 이씨의 영정을 들고 장례식장을 나섰다. 영정 속 고인은 환하게 웃는 얼굴이었다. 눈물을 쏟으며 뒤를 따르던 전씨는 작은 아들의 손을 잡고 감정을 추슬렀다.
생전 이선균과 친분이 깊었던 영화계 동료들도 함께했다. 영화 '끝까지 간다'에서 호흡을 맞춘 조진웅과 '내 아내의 모든 것'에 같이 출연한 류승룡은 운구 행렬을 따르며 오열했다. '기생충'을 함께한 봉준호 감독과 배우 정우성, 설경구, 유해진, 이성민, 공효진, 박성웅 등도 자리를 지켰다.
이씨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 입구 벽에는 장례 기간 팬들이 남긴 메모가 가득했다. 이들은 "굿바이 나의 아저씨" "훌륭한 배우였고 안타깝습니다" "당신이 노력과 진심을 다 쏟아 만들어주신 작품들이 수없는 사람을 구해줬어요" 등의 글로 애도의 뜻을 전했다.
고인의 유해는 수원시 연화장에서 화장을 거쳐 경기 광주시 삼성엘리시움에 봉안된다.
이씨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과를 졸업한 후 2001년 뮤지컬 '록키호러쇼'로 연예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드라마 '하얀거탑', '커피프린스 1호점', '파스타', '나의 아저씨' 등에 출연하며 정상급 배우로 성장했고, 2020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을 거머쥔 영화 '기생충'으로 세계적 스타로 발돋움했다.
그러나 10월 마약류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 대상에 오르며 충격을 던졌다. 그는 줄곧 "(받은 약이) 마약인 줄 몰랐다"면서 억울함을 호소했고, 마약류 정밀감정에서도 음성 판정이 나왔다.
이씨는 3차 경찰 조사 사흘 뒤인 27일 서울 성북구의 한 주차장에 세워진 본인의 차량 안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그는 숨지기 전 메모 형식의 유서를 남겼다. 경찰은 고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