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 전직 회장들이 문화체육관광부의 일방통행 행정으로 한국 스포츠가 위기를 맞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정길 전 대한체육회장(35대), 박용성 전 회장(37대), 김정행 전 회장(38∼39대), 서상기 9대 국민생활체육회장 등 대한체육회 원로회의 구성원들은 28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이기흥 현 대한체육회장이 주재한 원로회의 참석 후 성명을 발표하고 체육회와 갈등을 빚는 문체부의 업무 행태에 유감을 표명했다.
원로회의는 먼저 의욕적으로 출범한 국가스포츠정책위원회에 체육 단체와 체육인들을 대표하지 않는 민간 위원들이 선임돼 자칫 체육 현장과는 큰 괴리가 있을 수 있어 앞으로 이들의 활동에 강한 의구심을 표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스포츠정책위원회 민간 위원 참여는 대한체육회의 적극적인 건의에 따라 새 정부 인수위원회에서 검토해 윤석열 정부의 국정 과제에 반영된 사항이라고 언급하고서 체육회가 원로회의를 개최해 체육계를 대표하는 위원들을 추천했지만, 문체부가 체육회와 어떠한 협의도 없이 민간 위원들을 선임해 원로회의의 자존감은 짓밟혔다고 주장했다.
또 문체부가 체육 정책의 근간이 될 스포츠진흥계획을 심의하면서 체육회에 사전 의견수렴조차 하지 않았고, 국회 심의를 통해 확정된 스위스 로잔 국외협력사무소 사업과 체육회의 적법한 의사결정 절차를 거친 정관 변경 허가를 고의로 지연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유인촌 문체부 장관이 체육회와 대한올림픽위원회(KOC) 분리를 검토하겠다는 부적절한 발언도 해 문체부가 얼마나 체육인 전체를 무시하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불쾌감을 나타냈다.
원로회의는 나아가 문체부의 일방적인 지원으로 운영되는 국민체육진흥공단과 대한체육회 간의 업무 재조정도 필요하다며 대통령 정식 면담을 요청해 문체부의 업무 행태와 체육계 주요 현안에 대한 의견을 표명하고자 한다고 총력 대응을 시사했다.
한편 체육회는 체육계가 스포츠 외교력 신장에 필요하다고 강조한 로잔 국외협력사업소 설립 허가를 '현재는 필요 없다'며 미루던 문체부가 비판의 수위가 날로 높아지자 27일 오후 늦게 특별한 설명도 없이 허가 공문을 보내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