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29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정식 전환되면서 새 당직 인선에 관심이 쏠린다. 비대위원 인선에서 보여준 변화의 의지를 당직 인선에서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어서다. 특히 조만간 선임될 공천관리위원장을 도와 내년 총선 공천 실무를 책임질 사무총장 교체가 가장 관심사다.
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비대위원 인선을 마친 한 위원장은 당직 인선을 두고 고민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현 전 대표 사퇴 직후 유의동 정책위의장과 이만희 사무총장 등 임명직 당직자들이 사의를 표명했으나 당시 당대표 권한대행을 맡았던 윤재옥 원내대표가 '당 혼란 수습이 먼저'라며 반려했다. 이후 '한동훈 비대위' 체제 전환이 결정되고, 이날 비대위원 임명 절차를 마치면서 한 위원장은 당헌당규에 따라 '당대표'가 가진 모든 권한을 갖게 됐다.
당내에서는 한 위원장이 당직 인선으로 기존 지도부와 차별화를 시도하고, '한동훈 지도부' 체제를 굳건히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형동 비대위원장 비서실장은 전날 기자들을 만나 "(주요 당직자 인선이) 시급하다고 한 위원장에게 말했다"고 전했다. 지난 26일 '친윤석열계' 핵심 이철규 인재영입위원장이 "한 위원장에게 길을 열어주고자 한다"며 사의를 표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당대표가 교체할 수 있는 임명직 당직자는 정책위의장, 사무총장, 조직부총장, 전략기획부총장, 대변인 등이다. 다만 유의동 정책위의장은 '당연직' 비대위원에 포함된 만큼 유임이 유력하다.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을 제외하면 '사무총장'에 관심이 집중된다. 사무총장은 총선 공천 실무를 지휘하는 데다, 관례상 공천관리위원회 당연직으로 포함되는 등 공천에 미치는 영향력이 막대하다. 한 위원장 취임과 함께 당 내부에서 검·경 출신과 영남권 인사들을 배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커지는 게 변수다. 경찰 출신인 윤재옥 원내대표와 이만희 사무총장이 포진한 상황에서 검찰 출신 한 위원장 합류로 '검경합동수사본부'라는 달갑지 않은 소리를 듣는 게 국민의힘 현실이다. 당 관계자는 "외연 확장이 시급한 만큼 당직 인선에도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 표심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좁은 인력풀이 문제다. 비영남권으로 재선 이상으로 범위를 좁히면 당대표 임명직을 맡고 있는 김성원 여의도연구원장을 제외하고 성일종(충남 서산)·송석준(경기 이천)·이양수(강원 속초인제고성양양)·이용호(전북 남원임실순창)·박성중(서울 서초을) 의원 등 후보군이 제한적이다. 일부에서는 한 위원장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만큼, 이번 인선에 포함된 인사들도 '희생조'로 묶일 수 있어 인선을 마뜩잖아 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때문에 한 위원장이 큰 폭의 인사보다 기존 인사들을 일부 재신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민의힘 한 초선의원은 "어차피 총선용 새 얼굴로는 한 위원장 하나로 충분하다"며 "한 위원장에게 모든 관심이 쏠리는 만큼 추가 인선 파급력은 작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