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평오 전 국무총리실 민정실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최초 제보자가 본인이라고 밝혔다. 제보 당시 이낙연 후보 대선캠프 상황실장이었던 남 전 실장은 지금도 이 전 대표 최측근으로 활동하면서 내년 4월 총선에서 서울 강서갑 출마를 밝힌 상태다.
남 전 실장은 27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대장동 의혹의 최초 언론 제보자는 나"라며 "그동안 (이 대표 지지층에서) 대장동 의혹을 이 전 총리의 악마화 수단으로 여기고 대선 패배 원인이라고 자꾸 얘기를 했다"며 "(제보자 정체를) 어떻게든 밝히면 좋겠다고 고민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주 (검찰에 출석한) 박종명 기자가 '이 전 총리 최측근'이라고 말한 게 공개하게 된 계기"라고 덧붙였다.
2021년 8월 31일 경기경제신문을 통해 대장동 의혹을 최초로 보도한 박 기자는 지난 22일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당시 박 기자는 "이낙연 당시 대선 후보의 최측근으로부터 제보를 받았지만 윤영찬·설훈 의원과는 상관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개딸(이 대표 강성지지층)'이나 민주당이 범죄를 반성하거나 성찰하지 않고 오히려 제보자를 사법리스크 원인으로 보는 것이 우리 사회를 거꾸로 가게 하는 원인이 됐다"며 "민주당이 성찰의 기회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제보자가 자신임을 밝힌 건 본인의 의지였다는 점도 강조했다. 남 전 실장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이 전 대표가) 지난주 제보자를 파악해보겠다고 한 뒤 저한테 물어 보길래 '제가 제보한 당사자고, 사실대로 밝히겠다' 했더니 사실대로 밝히라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대장동 의혹 제보자가 남 전 실장으로 드러나면서 당 안팎에선 통합비상대책위 출범을 주장하는 이 전 대표와 이 대표 간 관계회복이 더 어려워졌단 얘기도 나온다. 민주당 고위관계자는 "남 전 실장 독자적으로 결정한 일 같은데 이 전 대표와 이 대표 사이를 더 악화시킬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