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20년 만에 연간 신생아 수가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결혼을 늦추는 데다, 혼인 건수도 큰 폭으로 줄어 인구 절벽에 ‘경고등’이 켜졌다.
26일 통계청이 발표한 ‘저출산 통계지표’를 보면, 2000년 64만89명이던 신생아 수는 지난해 24만9,186명으로 약 40만 명 줄었다. 가임 여성이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합계출산율도 같은 기간 1.48명에서 0.78명으로 급락했다. 혼인 건수가 33만2,090건에서 19만1,690건으로 줄어든 여파다.
혼인 건수가 약 42% 감소한 건 결혼‧양육비용 부담과 무관하지 않다. 미혼 남성의 경우 '결혼자금이 부족해 결혼하지 않고 있다'고 답한 비중(35.4%)이 가장 컸다. 미혼 여성은 ‘결혼‧일을 모두 잘하기 어려워서’라는 답변(23.3%)이 제일 많았고, 근소한 차이로 결혼자금 부족(22.0%)이 뒤를 이었다. 치솟은 부동산 가격에 멀어진 내 집 마련의 꿈과 양육 부담이 결혼을 주저하게 하는 원인이란 얘기다.
실제 연소득 대비 수도권 주택가격의 비율은 지난해 9.3배를 기록했다. 전년(10.1배)보다 소폭 하락했으나, 부동산 가격 급등 직전인 2010년대 후반(6.7~6.9배)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난다. 학생 1인당 사교육비도 41만 원(지난해 기준)으로 10년 전(23만6,000원)보다 1.7배 늘었다.
그렇다 보니 초혼 연령은 점차 늦어지고, 출산은 ‘선택’이란 인식도 확대되고 있다. 2000년 평균 초혼 연령은 남성 29.28세, 여성 26.49세로 30세 미만이었다. 그러나 지난해엔 남성 33.72세, 여성 31.26세로 모두 30세를 웃돌았다. 결혼하면 자녀를 가져야 한다는 인식에 일부 동의한다고 답한 비율은 2018년 40.4%에서 지난해 36.9%로 줄어든 반면, 자녀를 낳아야 한다는 인식에 반대한다고 응답한 이는 같은 기간 15.4%에서 18.9%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