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옥(1919.1.29~2005.12.29)은 2차대전과 한국전쟁에 미군 장교로 참전한 한국계 미국인이다. 한인 이민 부부의 4남 2녀 중 장남으로 로스앤젤레스(LA)에서 태어난 그는 2차대전 발발 직후 자원입대하려다 인종 차별로 한 차례 거부당한 뒤 1941년 아시아계도 징집 대상에 포함되면서 입대, 장교 후보생으로 선발돼 하와이 442연대 100대대(일명 '니세이 부대') 소대장으로 임관했다.
‘니세이(二世)’란 일본계 이민 2세대를 가리키는 말로, 부대원 주력이 하와이 주방위군 출신 일본계였다. 당시 미국인에게 전범국 출신인 그들은 같은 군복은 입었지만 언제 총구를 돌릴지 모르는 ‘잠재적 적’이었다. 일본계 하와이 주방위군은 실제로 진주만 공습 직후 소총을 압수당했고, 가족들도 독일계 이탈리아계 주민과 함께 루스벨트 당시 대통령의 ‘백악관 행정명령 9066호’에 따라 격리수용되기도 했다. 징집 대상자라 입대를 하긴 했지만 그들에게 니세이 부대는 영창이나 다를 바 없었다.
그들에게도 애국심을 증명할 기회를 주자던 한 장군, 델로스 에먼스(Delos Emmons)의 제안으로 니세이 부대는 유럽과 아프리카 전선에 투입됐다. 니세이 부대의 유일한 한국계 장교였던 김영옥은 정당한 미국 시민으로 인정받기 위해, 또 일본계와 다르다는 존재 증명을 위해 누구보다 치열하게 전투에 임했다고 한다. 이탈리아군과의 볼투르노강 전투, 남프랑스 비퐁텐 전투 등에서 활약한 그는 전후 대위로 전역했고, 50년 한국전쟁으로 재입대, 아시아계로선 유일하게 백인 병사들을 지휘하는 보병대대장(당시 소령)으로서 금병상 전투 등 주요 전투에서 전공을 쌓으며 은성무공훈장 등을 탔다.
그는 전후 포트베닝 미 육군보병학교 교관과 독일 주둔군 대대장, 주한미군 군사고문단 등으로도 활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