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여자화장실 불법촬영 10대, 학교 밖 추가 범행… "피해자 200여명"

입력
2023.12.21 17:55
학교 외 식당‧거리 등에서도 촬영

자신이 다니던 학교 여자화장실에 휴대폰을 몰래 숨겨 불법 촬영한 혐의로 구속된 10대의 추가 범행이 드러났다. 피해자도 당초 50여 명보다 많은 200여 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21일 제주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A(19)군이 학교 외 다른 장소에서도 불법 촬영을 한 정황이 확인됐다.

A군은 재학 중이던 제주시 모 고등학교 여자화장실에서 휴대폰을 티슈 상자에 몰래 숨기는 수법으로 여러 차례에 걸쳐 교사와 학생 50여 명을 불법 촬영한 혐의로 구속돼 15일 검찰에 송치됐다.

경찰은 검찰 송치 전 조사 과정에서 A군이 9월과 10월, 부모가 운영하는 식당 화장실과 주변 거리에서도 휴대폰으로 수 차례에 걸쳐 불특정다수를 불법 촬영한 사실을 확인했다. A군은 주로 사용하는 휴대폰이 아닌 다른 휴대폰을 이용해 범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교사와 학생 등 50여 명으로 추정됐던 불법촬영 피해자도 200여 명으로 크게 늘었다. 경찰은 또 A군이 불법 촬영 영상물 1개를 유포한 것을 밝혀냈지만 얼굴이 전혀 보이지 않아 피해자를 특정하지 못했다.

앞서 10월 8일 모 고등학교 여자화장실 바닥에 티슈 상자가 놓인 걸 수상하게 여긴 교사가 내부를 확인해 렌즈가 흔들리지 않도록 고정해놓은 휴대전화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하며 A군 범행이 발각됐다. 그는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곧바로 자수했고, 퇴학 처분을 받았다.

김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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