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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일을 하는 어맨다(줄리아 로버츠)는 일상에 지쳐 있다. 사람들이 미치도록 싫다. 새벽에 일어나 충동적으로 여행지와 숙소를 정한다. 남편 클레이(이선 호크)가 일어나자 짐을 싸놓았으니 여행을 바로 떠나자고 한다. 그렇게 가족은 미국 뉴욕 교외로 휴가를 간다. 공유숙박업체에서 구한 숙소는 완벽하다. 넓고 화려하며 주변은 고요하다. 어맨다와 클레이가 일상 탈출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던 밤, ‘불청객’이 찾아온다.
현관문을 두드린 이는 집주인 조지(마허셜라 알리)와 그의 딸 루스(마할러 해롤드)다. 도시에 큰 정전사고가 일어났는데 머물 곳이 마땅치 않아 고객에게 내준 집을 찾아왔다고 주장한다. 어맨다는 믿기 어렵다, 아니 믿고 싶지 않다. 가족만이 함께하던 평화로운 휴가가 위태로워지게 생겼으니까.
두 가족의 불편한 동거가 시작된다. 집주인 조지와 루스는 손님처럼 행동하고, 어맨다와 클레이는 집주인 행세를 한다. 자고 일어나보니 세상에 이상한 일들이 벌어진다. TV를 켜면 비상사태로 방송 송출이 중단됐다는 메시지가 뜨고, 휴대폰과 인터넷은 불통이다.
영화는 스마트 시대에 대한 우화다. 인터넷이 멈추자 세상은 모두 정지 상태가 된다. 어맨다 가족은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가늠조차 못한다. 거대 유조선은 느닷없이 백사장을 향해 돌진하고, 비행기는 해변으로 추락한다. 스마트해 보이는 대학교수 클레이는 스마트폰이 없으면 아무것도 못 한다. 자동안내장치 없인 길을 아예 찾지 못할 정도다. 스마트 시대는 통신 두절과 해킹으로 단번에 원시시대로 전락할 수 있다고 영화는 경고한다.
영화는 묵시록적 내용을 독특한 형식으로 표현한다. 어맨다 가족은 광적으로 파란색을 좋아한다. 침실 벽은 파란색이고, 가족이 입은 옷에도 파란색이 들어가 있으며 차량도 파란색이다. 그들이 가는 곳은 파랑이 어울리지 않을 만한데도 파란색이 있다. 파랑의 차가운 색감과 낯선 느낌이 기괴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느린 카메라 움직임, 절묘한 편집을 통한 장면들의 병치도 눈에 띈다.
스마트 시대에 오히려 더 강화된 편견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한다. 어맨다 가족은 뉴욕 중산층이다. 어맨다는 조지가 자신보다 돈이 많고 고급문화를 즐긴다는 사실을 애써 부인하려 한다. 자신들보다 잘 사는 흑인을 받아들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집주인 조지가 숙박료의 절반을 돌려주고도 지하 방에서 딸과 잠을 청하는 모습(조지는 심지어 바닥에서 잔다)은 상징적이다.
누군가 오랜 준비 끝에 국가전복에 나섰을 때, 사람들은 서로 고립되고 자신들 살길만을 찾을 때 우리는 무엇을 해야만 할까. 어맨다의 어린 딸 로즈(패러 맥켄지)는 드라마 ‘프렌즈’의 광팬이다. 우정과 연대의 중요성을 암시하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