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 창당 가능성을 시사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연말까지 이재명 대표가 사퇴하고 '통합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간다면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21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어떤 변화가 있어야 민주당에 남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통합 비대위 아이디어의 충정에 공감한다"며 "비대위라는 건 대표직 사퇴, 지도부를 바꾸는 것을 말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비이재명계 의원 모임인 '원칙과상식'이 14일 이재명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며 주장한 통합 비대위 구성을 지지한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연말까지 이 같은 변화가 있다면 탈당 및 신당 창당 여부를 재검토하는 등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연서명 등 방식으로 신당 창당을 반대하는 데 대한 반박도 내놨다. 이 전 대표는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국회의원 수도 지금보다 많았고 단합도 했고, 저도 열심히 도왔지만 결과는 참패였다"며 "중도·무당층을 끌어오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당은) 분열이 아니라 민주 세력의 확장"이라며 "민주당 지지를 뺏어가는 게 아니라 민주당이 얻지 못하는 중도·무당층 표를 가져다가 윤석열 정부 심판, 견제에 힘을 합치면 세력이 더 커지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전날 이재명 대표와 김부겸 전 국무총리의 회동을 두고 "실망스럽다"고 평가했다. 그는 "김 전 총리가 당에 대해 무엇을 걱정하고 어떤 충정을 가지고 계신지는 잘 안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과로 나온 것은 아무것도 손에 쥐어지지 않는다. 그 점에서 실망스럽다"고 강조했다. 이어 "(회동을) 지켜보려고 제가 예상됐던 방송 인터뷰까지 취소했는데, 아무것도 없어서 실무적인 일은 지속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김 전 총리는 전날 회동에서 "이낙연 전 대표와 대화하고 현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이 대표는 "당의 단합과 총선을 위해 산이든 물이든 건너지 못할 것이 없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오는 28일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의 회동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