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확장현실(XR)기기와 로봇 등 미래 첨단 콘텐츠 플랫폼의 '눈' 역할을 하는 두 가지 이미지센서를 선보였다. 특히 두 제품 모두 XR에 최적화한 것이 특징이다. 메타가 이끌고 삼성전자와 애플 등도 뛰어들어 시장 확대가 기대되는 XR 기기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19일 이미지센서 라인업 '아이소셀 비전'의 차세대 제품 '63D'와 '931'을 새로 공개했다. 아이소셀 비전 63D는 빛을 쏘아 보낸 뒤 파장을 감지해 사물의 3차원(3D) 입체 정보를 측정하는 간접 비행 시간 측정센서(iToF)다. 박쥐나 돌고래가 음파를 쏘아 외부를 감지하는 것과 비슷한 원리지만 음파 대신 빛을 활용하는 점이 다르다.
ToF 센서는 이동 시 주변 물체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충돌을 피해야 하는 배송 로봇이나 실제 현실에 디지털 정보를 결합하는 증강현실(AR) 기능을 위해 공간 파악이 필수인 XR기기 등에 쓰인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아이소셀 비전 63D는 3차원 공간 모델링을 할 수 있는 최대 측정 거리를 전작의 5m에서 10m로 늘렸다. 또 업계 최초로 외부 기기의 정보 처리 지원 없이 내장된 프로세서만으로 외부의 3D 지도를 바로 만들어낼 수 있어 전력 소모량을 줄였다. XR기기가 벽면이나 지형 지물을 인식하는 기능인 '캘리브레이션' 성능이 향상되는 셈이다.
아이소셀 비전 63D가 XR기기의 외부를 향하는 눈이라면 다른 신제품인 아이소셀 비전 931은 내부용 눈이다. 이 센서는 사람의 눈처럼 모든 픽셀을 동시에 빛에 노출해 촬영하는 '글로벌 셔터' 센서로 움직이는 대상을 왜곡 없이 촬영해 정확히 감지하는데 사용된다.
이 때문에 사람의 움직임을 추적하는 모션 트래킹 게임이나 드론 등 신속성과 정확도가 중요한 분야에 활용되지만 특히 XR 헤드셋의 내부에 최적화했다는 게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존의 XR 내부용 이미지센서보다 해상도를 확대해 더 많은 면적을 감지할 수 있다"며 "장착형 디스플레이의 홍채 인식은 물론 시선 추적(아이트래킹), 얼굴 표정 감지 같은 미세한 움직임을 인식하는 데 최적화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이해창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차세대센서개발팀 부사장은 "아이소셀 비전 63D와 931에는 삼성전자의 차별화된 차세대 이미지 센서 기술과 노하우가 집약됐다"며 "빠르게 성장하는 차세대 이미지 센서 시장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