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가 차도 몰았다"… 이스라엘, '길이 4㎞' 대형 터널 공개

입력
2023.12.18 04:25
"하마스 가자지구 지도자 동생이 건설 주도"

이스라엘군이 이스라엘과 가까운 가자지구 내 국경 검문소 주변에서 길이 4㎞의 초대형 지하 터널을 발견했다고 17일(현지시간) 밝혔다. 가자지구 지상전 이후 발견한 800개가량의 지하 터널 중 최대 규모다. 이스라엘군은 해당 터널이 이스라엘 공격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으며, 하마스 가자지구 지도자인 야히야 신와르의 동생이자 칸유니스 지역 사령관인 무함마드 신와르가 건설을 주도했다고 보고 있다.

이스라엘 언론 타임스오브이스라엘, 예루살렘포스트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북부에 있는 베이트하눈에서 이 터널을 발견했다. 한 달 전쯤 에레즈 국경검문소로부터 200~400m 떨어진 담장 인근에서 하마스 대원들이 나오는 것을 목격하면서 터널의 존재를 확인했다고 한다.

이스라엘군은 워낙 방대한 규모인 데다, 구조물도 많은 터널인 탓에 내부를 파악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군의 확인 결과, 지하 터널의 최대 깊이는 지하 50m에 달했고, 내부는 철제 원형 구조물로 이어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폭이 3m 정도로 넓어 차량 운행도 가능하다. 이스라엘군은 무함마드 신와르가 이 터널 내에서 자동차를 타고 이동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내부에 통신·전력 설비, 오수 처리 시설 등이 갖춰진 것은 물론, 이스라엘군에 발각됐을 경우를 대비한 듯 방폭문을 단 은신처도 있었다는 게 이스라엘군 주장이다.

이스라엘군은 위치와 시설, 내부에서 발견된 정보 등을 고려할 때 해당 지하 터널이 이스라엘을 겨냥한 대규모 공세를 염두에 두고 건설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또 "에레즈 검문소는 가자지구 주민들이 이스라엘에서 일을 하거나 병원 치료를 받기 위해 매일 드나드는 곳"이라고도 밝혔다. 하마스가 가자지구 주민들의 일상 생활과 가까운 곳에 지하 터널을 만들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