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농장에서 식용으로 길러지다 구조된 개 27마리가 14일 미국으로 떠났다. 범블비, 브루노 등의 이름이 생긴 개들은 미 워싱턴으로 이동해 입양 절차를 거쳐 새 가족을 찾게 된다.
국제동물보호단체 한국휴메인소사이어티인터내셔널(한국HSI)은 올해 3월 충남 아산시의 개농장에서 구조한 개 200여 마리 중 임신 상태였거나 나이가 어려 비행기에 오르지 못했던 27마리를 미국으로 이송했다고 15일 밝혔다. 함께 구조됐던 다른 개들은 이미 미국으로 건너가 입양됐거나 입양을 준비 중이다. 미국은 6개월령 이상 개의 입국만 허용하고 있다.
이상경 한국HSI 개식용 반대 캠페인 팀장은 "개들이 구조되지 않았다면 모두 도살되거나 도살을 피했더라도 추운 겨울 농장의 뜬장에서 살아남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이번에 미국으로 떠난 개들은 대부분 어린 나이에 구조돼 열악한 농장 생활에 대한 기억 없이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정부가 개식용 금지 의지를 표명한 지금 더 이상 개들이 고통을 겪지 않도록 신속히 개식용 종식 특별법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HSI는 2015년부터 개농장 개들을 구조해 해외 입양 보내고, 농장주는 농작물 재배 등 전업을 지원하는 '변화를 위한 모델(Models for Change)'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지금까지 18개 농장을 영구 폐쇄했고 2,700마리 이상을 구조해 미국, 캐나다, 영국으로 보냈다.
한편 개식용 금지를 위한 특별법이 12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해 개식용 종식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다만 농해수위 전체회의, 법제사법위원회 체계자구심사, 본회의 의결 등이 남아 있어 연내 처리는 불투명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