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원 랭킹 1위 신진서 9단이 2년 만에 펼쳐진 3위 변상일 9단과의 명인전 결승 리턴매치에서 먼저 웃었다.
신진서는 15일 경기 성남 K바둑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46기 SG배 한국일보 명인전 결승 3번기 첫 대국에서 변상일을 상대로 136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뒀다. 시리즈 전적 1승으로 앞선 신진서는 이로써 이번 대회 우승까지 1승만을 남겨뒀다. 만약 신진서가 2국에서도 승리를 거둔다면 생애 두 번째 명인 타이틀을 차지하게 된다.
다소 일방적인 흐름이 이어진 일국이었다. 대회 전 “’좋은 내용의 바둑’으로 멋지게 싸우겠다”던 신진서는 실제로 이날 초반부터 격차를 벌리며 내용면에서도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본보 해설위원인 정두호 4단은 “초반 좌하귀 패 공방에서 신진서가 예상외의 큰 소득을 거뒀다”며 “신진서는 변상일의 판단 미스로 큰 차이가 벌어진 이후 종국 할 때까지 추격의 빌미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신진서는 대국 후 “최근 대회가 많아 이날 특별한 전략을 준비해오기보단 평소 연구해 둔 것을 토대로 바둑을 뒀는데 초반에 잘 풀린 것 같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이날 승부를 가른 패싸움을 포함해 최근 대국에서 초중반 선택의 순간에 공격적인 수를 두는 것과 관련해서는 “상황마다 최선의 수를 찾으려고 하는 것이지 일부러 공격적인 수를 두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변상일 역시 이날 아쉬웠던 순간을 초반 패싸움으로 꼽았다. 그는 “일부러 패싸움을 건 건 아니었다”며 “상대가 이어둘 것이라 예상했는데, 끊어두면서 (상황이) 어려워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날 대국으로 둘의 천적관계도 더욱 공고해졌다. 신진서는 2021년 8월 열린 제44기 명인전 결승 3번기에서도 변상일에게 2승 1패로 승리하며 역대 10번째 명인으로 등극한 바 있다. 이후 같은 해 12월 펼쳐진 제7회 국수산맥 세계바둑최강전 결승전을 제외한 모든 대국에서 변상일에게 승리를 거두며 11연승을 기록했다. 신진서는 이날 승리로 변상일과의 공식전 상대전적도 33승 7패로 벌렸다.
변상일은 이에 대해 “사실 상대전적은 특별히 신경 쓰지 않는다. 실력차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세를 낮췄다. 이어 “2국까지 시간이 많지 않아 특별한 전략을 준비하는 건 쉽지 않다”며 “일단 잠을 잘 자고 컨디션을 끌어올려 1국처럼만 두지 않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신진서 역시 “2국은 흑을 잡기 때문에 어느 정도 전략을 고민해보고 오겠지만, 변상일과는 서로의 바둑을 너무 잘 알고 있어 큰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다”며 “많이 쉬고 컨디션을 올려 대국에 임하겠다”고 전했다.
명인전 결승 2국은 16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만약 신진서가 2국까지 잡아내면 지난 대회 신민준 9단에게 뺏겼던 명인 타이틀을 탈환하게 된다. 변상일이 승리하면 18일 3국이 펼쳐진다. 이번 대회 우승 상금은 7,000만 원, 준우승 상금은 2,500만 원이고, 제한시간은 각자 100분에 1분 초읽기 3회씩이 주어진다. 결승 모든 경기는 오후 1시 K바둑 채널을 통해 생중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