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날인 2020년 1월 20일부터 운영을 시작한 선별진료소가 올해를 마지막으로 운영이 종료된다. 의료기관 지정격리병상도 함께 해제된다. 코로나19 위기경보 단계는 '경계'로 유지되지만, 무료로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을 수 있는 대상은 내년부터 축소된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코로나19 위기단계 유지 및 대응체계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방역당국은 코로나19 겨울철 유행 우려, 독감 등 호흡기감염병 동시유행 등을 고려해 상황이 안정화되는 시점까지 코로나19 위기경보 '경계' 단계를 유지하기로 했다.
다만 일반 의료체계로의 전환을 위해 대응체계는 일부 개편된다. 우선 일부 의료기관과 보건소에서 운영 중인 선별진료소는 이달 31일까지만 운영한다. PCR 검사 건수가 급감했고, 보건소 기능을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올해 4~6월 월평균 4만7,914건이던 PCR 검사건수가 10월 8,390건으로 급감했다. 일부 선별진료소는 일일 검사량이 10건 이하인데도 최소 인원 1, 2명을 투입하고 있어 인력 낭비가 있었다.
PCR 검사 정책에도 변화가 생긴다. 내년부터는 먹는치료제를 처방하는 의료기관에서만 PCR 검사를 받을 수 있다. 무료로 PCR 검사를 받을 수 있는 대상도 축소된다. 지금은 △먹는치료제 대상군 △의료기관 입원 예정 환자 및 보호자(간병인) △고위험시설 종사자 △의사 소견에 따라 검사가 필요한 사람은 의료기관이나 선별진료소에서 무료 PCR 검사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먹는치료제 대상군 △응급실‧중환자실 입원환자 △고위험 입원환자 △요양병원‧정신의료기관 △요양시설 입소자 및 보호자에 한해서만 검사 비용이 국비 지원되고, 그 밖에는 본인이 검사비 전액을 부담해야 한다.
코로나19 환자의 입원 치료를 위한 지정격리병상도 연말까지 운영하고 내년부터 일반병상으로 전환한다. 지금도 전체 격리병상 1만3,107개 중 지정격리병상은 376개에 불과하고 나머지 97.8%는 일반격리병상이라, 이번 조치로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지장이 생기진 않을 거라는 게 방역당국 설명이다. 손영래 중앙방역대책본부 상황총괄단장은 "현재 지정격리병상에서 치료 중인 사례가 거의 없다"며 "병상을 특별히 지정해 운영할 필요성이 떨어져서 해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병원급 의료기관 및 입소형 감염취약시설에 대한 마스크 착용 의무와 백신접종·치료제 무상공급은 계속된다. 중증환자 대상 격리입원 치료비 일부 지원은 위기단계 '경계'에 한해 유지된다. 전수감시와 표본감시의 중간단계 격인 양성자 감시체계도 당분간 유지된다. 위기단계가 '주의'로 내려간 이후엔 호흡기 표본감시체계와 통합해 관리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