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섭 검사(전 수원지검 2차장검사)의 비위 의혹을 제보한 처남댁 강미정씨가 휴대폰 등 의혹 관련 자료 일체를 검찰에 제출하기로 했다. 휴대폰에는 이 검사의 혐의를 뒷받침할 증거가 다수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져 사건의 '스모킹 건'이 될 수도 있다.
강씨는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2차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했다. 첫 출석 후 일주일 만이다. 조사에 앞서 강씨의 대리인 류재율 변호사는 "지난 조사 때 골프장에서 항응과 편의를 제공받은 중앙지검 검사들 여러 명에 대해 얘기했다"면서 "피의자(이 검사) 측과 관련해 또 다른 기업들·리조트도 언급했다"고 말했다. '이 검사가 전반적으로 의혹을 부인하는데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는 "자료도 가져왔고 휴대폰도 제출할 예정"이라며 "그 부분은 수사의 문제라 검찰이 알아서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답했다. 다만 제출할 자료 내용과 관련해선 "수사 중이라 말하기 곤란하다"고 했다.
지난 출석 때 침묵을 지켰던 강씨도 직접 입을 열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부진했던 수사 과정 자료를 이번에 다 가져 왔다"며 "조사 과정에서 충실히 대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혼 소송을 유리하게 끌고 가려 한다'는 일각의 의심에는 "이혼 소송을 유리하게 할 거였으면 상대방(남편 측) 연락에 응했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남편 조모씨는 현재 강씨를 무고와 명예훼손 등 혐의로 맞고소했고, 서울 수서경찰서가 사건을 수사 중이다.
이 검사는 친인척의 부탁을 받아 일반인의 전과기록을 무단 열람하고, 처가가 운영하는 골프장에 동료 검사들의 예약을 부정하게 도와주는 등 편의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전직 대기업 임원으로부터 리조트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 처남 조씨 관련 마약 사건을 무마했다는 의혹도 있다.
이날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김승호)는 이 검사의 접대 및 처남 마약 수사무마 관련 의혹 전반을 들여다 볼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