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 과정에서 재산을 축소 신고한 혐의로 기소됐던 양정숙(58) 무소속 의원이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았다. 함께 적용된 무고 혐의에 대해선 유죄가 확정됐지만, 벌금형에 그쳐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공직선거법 위반, 무고 등 혐의로 기소된 양 의원에 대해 무고 혐의만 인정해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지난달 30일 확정했다. 국회의원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 원 이상, 다른 형사 사건에서 금고 이상의 형을 확정받을 경우 직을 상실한다. 이에 따라 양 의원은 당선 무효를 면했다.
양 의원은 2020년 총선에서 더불어시민당 소속 비례대표로 당선됐다. 그러나 공직선거후보자 신고 당시 차명 보유 중인 대지 등을 누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의혹을 제기한 기자들과 더불어시민당 당직자들을 상대로 '허위사실을 공표해 명예를 훼손했다'며 고소해 무고 혐의도 받았다. 이후 양 의원은 당에서 제명됐다.
1심은 양 의원이 남동생 명의로 부동산 4건을 차명 보유했다고 보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벌금 300만 원을, 무고 혐의에 대해선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명의신탁(부동산을 실제 소유자가 아닌 다른 사람 명의로 등기하기로 하는 약정) 사실이 입증되지 않았다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뒤집었다. 또 양 의원이 기자와 당직자들에 대한 고소를 취하한 점 등을 참작해 무고죄에 대해서도 벌금 1,000만 원으로 감형했다.
2심 재판부는 당시 "각 부동산 매매에 양 의원 명의 계좌가 사용된 사실은 인정되지만, 입금된 자금이 양 의원 소유라는 것을 인정하기엔 부족하다"며 "증여세 등도 피고인이 부담했다고 보기 어렵고 부동산 등기권리증을 소지했다고 볼 사정도 없어 원심 판단이 유지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양 의원과 검찰 모두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