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농구(NBA)의 살아 있는 전설과 아들이 NBA 코트에서 함께 뛰는 꿈같은 일이 점점 현실에 가까워지고 있다. '킹' 르브론 제임스(LA 레이커스)의 장남 브로니 제임스(서던캘리포니아대)가 심장 마비 증세를 겪은 지 5개월 만에 건강하게 코트로 돌아왔다. 아들의 감격스러운 복귀에 아빠 르브론은 현장을 직접 찾아 뜨거운 환호와 격려를 보냈다.
브로니는 1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갤런 센터에서 열린 롱비치대와의 경기에서 미국 대학농구 데뷔전을 치렀다.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그는 전반 시작 7분여 만에 코트를 밟았고, 총 16분을 뛰며 3점슛 1개 포함 4점 3리바운드 2어시스트 2스틸 1블록슛을 기록했다. 팀은 비록 연장 끝에 79-84로 졌지만 브로니가 가족과 팀 동료, 수많은 관중 앞에서 건강한 모습을 보여줬다는 자체가 큰 울림이 있었다.
ESPN이 선정한 대학 유망주 랭킹 20위에 오른 대학 신입생 브로니를 향한 현지의 관심은 뜨겁다. 하지만 지난 7월 브로니가 갤런 센터에서 훈련을 하다 심장마비 증세를 보이며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3일간 병원에 입원한 브로니는 선천적인 심장 결함 치료를 위한 시술을 받고 회복에 집중했다. 그리고 지난달 30일 의료진은 브로니의 질병이 치료가 가능하다면서 코트 복귀를 허락했다.
이날 브로니의 대학 데뷔전은 역시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경기 며칠 전부터 관중석이 매진됐다. 경기 시작 두 시간 전에는 경기장 밖에 학생들이 거리를 따라 길게 줄을 서기도 했다. 르브론과 마이애미 시절 NBA 우승을 함께했던 드웨인 웨이드, 피닉스에서 뛰는 케빈 듀랜트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브로니의 복귀를 축하했다.
르브론은 딸 주리, 둘째 아들 브라이스와 함께 브로니의 대학 데뷔 경기를 직접 지켜봤다. 국가가 나오기 직전 경기장에 도착해 아들의 등을 두드려 주기도 했으며, 브로니가 3점슛을 성공하자 자리에서 일어나 세리머니를 하고 환호했다. 르브론은 경기 후 SNS를 통해 “얼마나 감동적이었는지 말할 수도 없다”며 “브로니, 네가 자랑스럽고 이날 너는 나에게 더 많은 생명을 줬다. 고맙고 사랑한다”고 밝혔다.
브로니의 복귀로 르브론의 꿈도 한발 가까워졌다. NBA에서 이룰 걸 다 이룬 르브론에게 꿈 하나가 남아 있는데, 바로 아들과 같은 NBA 코트에 서는 것이다. 현지 매체들과 전문가들은 브로니가 2024 NBA 신인드래프트에서 상위 10위 안에 지명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이면 만 40세가 되는 르브론은 이번 시즌 경기당 평균 25점 7.5리바운드 6.6어시스트로 여전히 최고의 기량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