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은 지금 '에메리 매직 앓이' 중... 빌라, 아스널 잡으며 선두 턱밑 추격

입력
2023.12.10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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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두 리버풀과의 승점 차이는 고작 2점 차. 득점은 아스널, 토트넘보다 많고, 맨체스터 시티, 리버풀에는 1골밖에 뒤지지 않는다. 우나이 에메리 감독이 이끄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애스턴 빌라가 돌풍을 넘어 광풍을 일으키고 있다. 구단 역사상 최초인 홈 15연승 ‘극강’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애스턴 빌라는 10일(한국시간) 영국 버밍엄의 빌라 파크에서 열린 2023~24 EPL 16라운드에서 아스널에 1-0 승리를 거두며, 아스널을 선두 자리에서 끌어내렸다. 지난 7일 ‘디펜딩 챔피언’ 맨시티와 15라운드 홈경기에서 1-0 승리한 빌라는 사흘 뒤인 이날 리그 선두였던 아스널도 꺾는 대파란을 일으켰다.

빌라는 이날 승리로 승점 35점(11승2무3패)으로 3위를 질주하며 선두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승점 차이가 선두 리버풀(37점)과 고작 2점, 2위 아스널(36점)과 1점 차다. 4위 맨시티(30점·15경기)와는 5점, 5위 토트넘(27점·15경기)과 8점으로 승점차를 각각 벌렸다.

올 시즌 빌라의 광풍 행보를 예상한 전문가들은 많지 않았다. 빌라는 최근 10여 년간 리그에서 최하위권을 전전했던 팀이었다. 특히 2016~17시즌에는 리그 최하위로 강등돼 EFL 챔피언십 리그에서 3년간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 중반부터 완전히 다른 팀으로 탈바꿈했다. 중심엔 에메리 감독이 있다. 2018년 명장 아르센 벵거 감독의 뒤를 이어 아스널 감독에 올랐다가 실패를 맛본 에메리 감독은 2022년 11월 스티븐 제라드 감독을 경질한 빌라의 오퍼를 받고 다시 EPL로 복귀했다.

에메리 감독은 당시 16위로 강등권 근처에서 허덕이던 빌라를 7위까지 끌어올리는 놀라운 반전을 일으켰다. 그리고 올 시즌 팀 최다득점 3위(35골), 최소실점 공동 4위(20골)에 빛나는 안정적인 경기력으로 선두권을 위협하는 팀으로 거듭났다.

빌라 전술의 가장 큰 특징은 4-4-2 포메이션을 기반으로 한 높은 수비 라인이다. 오프사이드 트랩을 적극적으로 사용한 빌라는 에메리 감독 부임 후 180여 차례에 이르는 오프사이드를 만들었다. 같은 기간 빌라보다 많은 오프사이드를 만들어낸 팀은 없다. 2위 격차는 무려 80여 회에 달한다. 손흥민(토트넘) 역시 지난달 26일 빌라와의 경기에서 그물망을 3번 흔들었지만 오프사이드 트랩의 희생양이 된 바 있다.

공격력 역시 상당하다. 전술이 간결해 공격으로의 전환이 빠르고, 특정 선수에게 공격포인트가 쏠리지 않는다. 올리 왓킨스가 16경기에서 8골 6도움을 기록하고 있고, 레온 베일리(5골 4도움) 더글라스 루이스(5골 2도움) 등도 공격포인트 생산 능력이 우수하다.

이 때문에 빌라에 패한 적장마저 우승에 도전할 만하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은 지난 7일 경기 후 “빌라는 충분히 우승 경쟁을 펼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의 피지컬, 템포, 스피드, 조직력, 세트피스, 압박 강도, 수비력, 좋은 골키퍼, 훌륭한 감독의 능력까지 생각해본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칭찬했다.

이동건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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