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내년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8일(현지시간) 스푸트니크통신, AP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내년 3월 대선에 출마할 계획을 밝혔다. 푸틴 대통령이 내년 대선에서 연임에 성공할 경우 2030년까지 임기를 6년 더 연장하게 된다.
푸틴 대통령은 1999년 5월 총리에 오른 뒤 그해 12월 31일 당시 보리스 옐친 대통령이 사임하면서 권한 대행을 맡았다. 이후 대통령과 총리를 오가며 실권을 유지했고, 2018년 3월 4선 대통령에 올랐다. 그는 2020년 개헌으로 두 차례 더 '6년 임기'의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이에 84세가 되는 2036년까지 권력을 더 유지할 가능성도 있다.
이처럼 푸틴은 사실상 종신 집권 체제를 굳혔다. 지난 6월 러시아 민간용병기업 바그너그룹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무장 반란을 일으키면서 '푸틴 리더십'이 타격을 입은 것 아니냐는 추측도 있었다. 하지만 두 달 뒤 프리고진은 의문의 비행기 추락 사고로 사망했고 '푸틴 배후설'이 고개를 들면서 그의 입지는 더 강력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날 AP통신은 "프리고진이 사망하면서 푸틴이 절대적인 통제권을 갖고 있다는 견해가 더욱 강화됐다"고 전했다.
조사 결과만 보면 러시아 여론도 우호적이다. 이날 러시아 여론조사센터 브치옴은 푸틴 대통령에 대한 국민 신뢰도가 78.5%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의 출마 선언 전 브리핑에서 "많은 이들이 푸틴 대통령에게 다시 대선에 나올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