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태섭-류호정 함께 신당 만든다... 이준석과 연대가 관건

입력
2023.12.0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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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공동 창당대회 개최 예정
금태섭 "다양 세력과 연대할 것"
정의당 "의원직 사퇴하라" 촉구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제3지대 연합 신당'이 처음 등장한다. 금태섭 전 의원은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이끄는 당내 의견그룹 '세번째권력'과 손잡고 신당을 창당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가 함께하는 정당을 표방할 방침이다. 제3지대 최대 변수인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의 연대 시나리오가 무르익고 있다.

금 전 의원은 8일 국회에서 류 의원, 조성주 세번째권력 공동운영위원장과 기자회견을 열고 공동 창당 계획을 발표했다. 금 전 의원이 지난 4월부터 창당을 준비해온 '새로운선택' 신당에 세번째권력이 합류하는 형태로, 금 전 의원과 조 위원장의 공동 대표체제로 운영될 계획이다. 새로운선택은 11일까지 정당 등록 법적 절차를 마무리하고 17일 공동 창당대회를 열 예정이다.

정의당 세력을 일부 흡수한 만큼 '노동'이라는 정체성이 금 전 의원의 신당에 그대로 이식됐다. 조 위원장은 "노동운동 밖의 노동, 누구에게도 대표되지 않은 노동에서 출발하겠다"며 "신당의 신노동그룹이 될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만, 류 의원은 탈당하지 않고 당분간 정의당에 잔류할 계획이다. 류 의원이 비례대표로 당선된 탓에 탈당하면 의원직을 상실하기 때문이다. 이에 정의당은 류 의원과 조 위원장을 향해 "의원직 사퇴, 당적 정리를 신속하게 마무리해달라"는 입장문을 냈다.

금 전 의원은 향후 세 확장을 위해 다양한 세력과 연대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특정인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전날 금 전 의원은 이 전 대표의 유튜브 채널 '여의도재건축조합'에 출연해 3시간 동안 공개토론을 하는 등 꾸준히 접촉면을 넓혀 왔다. 무엇보다 신당이 외연을 확대하고 인지도를 높여 존재감을 부각하려면 이 전 대표와의 연대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역할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달 금 전 의원과 이 전 대표의 오찬 회동을 주선하면서 두 사람의 연대를 제안했다. 당시 김 전 위원장은 취재진에게 "두 사람은 함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단언하는 모습도 보였다. 다만, 금 전 의원은 본보에 "김 전 위원장이 전면에 나서서 다른 세력과의 연대를 주선하는 식으로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 전 대표와 만나는 일정도 없다"고 일단 선을 그었다.

우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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