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2 군사반란을 다룬 영화 ‘서울의 봄’을 단체관람하는 초·중·고교가 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초등학교가 보수 성향 유튜버와 학부모들의 문제제기로 단체관람을 취소해 논란이 일고 있다.
8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의 A초등학교는 6학년 학생들의 '서울의 봄' 단체관람 계획을 공지한 지 이틀 만인 6일 취소했다. 앞서 이 학교는 지난 4일 가정통신문에서 "근현대사 영화 관람을 통해 역사적 사실의 심도 있는 이해 및 역사적 감수성을 높이기 위해 영화 ‘서울의 봄’ 관람을 계획했다"며 6학년 사회 과목 교육과정과 연계한 활동이라는 점을 밝혔다.
하지만 일부 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이 문제를 제기했다.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는 채널 커뮤니티에 A초교의 가정통신문을 공개하며 "더러운 좌빨 교육을 우리는 막아야 한다. 다 함께 교육부에 신고하자"는 글을 올리며 해당 학교를 비난했다. 또 학생 단체관람을 "좌빨 역사 왜곡 영화 '서울의 봄' 관객 수 조작 증거"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결국 A초교는 공지 이틀 만인 지난 6일 학부모들에게 가정통신문을 보내 "영화 관람으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에 염려스러운 의견 등 다양한 의견이 제시돼 영화 관람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이에 가세연 측은 이 취소 가정통신문과 함께 "여러분 덕분에 승리했다. 초등학생 동원 좌빨 역사 왜곡 쓰레기 영화 ‘관객 수 조작’ 시도가 실패로 끝났다"는 글을 올렸다.
앞서 경북 포항 남구의 한 초등학교에서도 5, 6학년생의 근현대사 학습의 일환으로 ‘서울의 봄’ 단체관람을 추진했다. 하지만 지역 온라인 카페에서 학부모들 간 찬반 논쟁이 일고 일부 학부모들이 항의하면서 관람 계획을 취소했다.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전두환 등 신군부 세력이 벌인 군사반란을 다룬 작품이다. 지난달 22일 개봉한 후 보름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지난 5일 관객 수 5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12세 관람가' 영화인 데다 호평이 이어지면서 교육과정의 일환으로 이 영화를 단체관람하는 초·중·고교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