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 베트남 성장률 1위 박닌성과 맞손

입력
2023.12.03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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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닌성과 우호교류 협약 체결
경제 역사 문화 관광 등 교류확대
화산 이씨 유래 리 왕조 발상지
봉화에 K-베트남밸리 조성 협력기로


경북도가 베트남 58개 성(省) 중 경제성장률이 가장 높은 박닌성과 교류 확대에 나섰다. 도내 많은 기업이 박닌성에 진출해 있는 데다 베트남 첫 독립 왕조인 리 왕조의 후손들이 봉화군에 뿌리내린 인연을 계기로 K-베트남밸리 조성사업 등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취지다.

경북도는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박현국 봉화군수, 김호섭 구미부시장 등 경북대표단이 지난달 29일 베트남 박닌성 인민위원회 청사에서 응우옌안뚜언 당서기, 응우옌흐엉지앙 인민위원회 위원장과 우호 교류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3일 밝혔다. 양 지역 교류를 확대하고, 봉화의 화산 이씨 유적들을 한-베트남 우호 상징으로 함께 만들어 갈 것에 합의했다.

또 우호 교류 기념비 제막식, 박닌성 진출 80여 기업 임원들과의 간담회, 베트남 첫 독립 왕조인 리 왕조를 기리는 ‘도 사원’ 방문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 인접한 박닌성은 베트남 58개 성 중 성장률 1위 지역이다. 삼성전자베트남과 협력업체를 비롯해 한화, 효성 등 국내 유력 제조업체 다수가 진출해 있다. 특히 구미지역 삼성전자 협력업체들도 대거 진출해 있다.

박닌성은 또 베트남 첫 독립 왕조인 리 왕조의 발생지로, 경북 봉화와 인연이 깊은 곳이다. 리 왕조 6대손인 이용상이 자국 쿠데타를 피해 황해도 옹진군 화산면에 정착하며 화산 이씨의 시조가 됐다. 이어 그의 둘째 아들 이일청이 안동부사로 부임해 봉화에 정착하면서 후손들이 봉화 일대에 대대로 살고 있다. 충효당 등 관련 유적도 봉화군에 다수 남아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6월 베트남을 국빈방문할 때 한-베트남 우정의 상징으로 리 왕조와 화산 이씨를 언급하기도 했다.

경북도와 봉화군은 봉화 화산 이씨 집성촌과 유허비, 충효당 등 일대에 베트남문화 체험 시설 등 K-베트남밸리 조성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지사는 “박닌성 당서기의 초청에 따른 이번 방문을 통해 다양한 분야의 협력과 상생발전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경제 역사 문화 관광 등 구체적인 협력방안을 발굴해 지방외교의 가시적인 성과를 내겠다”고 피력했다. 또 "경북도는 2005년 타이엔성과 자매결연, 2019년 호찌민과 우호도시가 됐는데 800년 전부터 인연을 맺은 박닌성과 이제서야 우호교류 MOU를 맺었다”며 “늦은 감이 있지만, 더 단단하고 빠르게 상생하는 관계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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