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 쓰는데 돈 내고, OTT 가격 계속 오르고…월 구독 서비스에 얇아지는 지갑

입력
2023.12.04 08:00
16면
메타, 월 2만2,000~3만5,900원 구독 상품 출시
X는 전면 유료화, 틱톡은 광고 요금제 만지작
넷플릭스, 티빙도 요금 인상 추진


국내서도 더 이상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공짜로 마음껏 쓰는 시대가 끝난다. 구독 경제 모델을 처음 도입한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들도 요금을 올리면서 야금야금 빠져나가는 구독 비용에 이용자들의 부담이 커지게 됐다.

4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메타는 2월부터 글로벌에서 시범 운영 중인 인증 배지 유료 구독 서비스 '메타 인증(Meta Verified)'을 한국에 확대 도입한다.



'SNS=무료' 끝났다


메타 인증은 19세 이상의 크리에이터와 개인 이용자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 쓸 수 있는 구독형 유료 서비스다. 구독을 신청하면 정부 발급 신분증으로 본인임을 확인한 뒤 프로필에 파란색 '인증 배지'를 받을 수 있다. 메타 측은 "크리에이터를 포함한 이용자 계정이 진짜인지 증명해 플랫폼 내 입지를 키워가도록 돕고자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메타는 2월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크리에이터들을 대상으로 메타 인증을 시작한 이후 도입 국가를 점점 늘려가고 있다. 한국에서는 우선 일부 이용자에 한해 서비스를 시작하고 이용 가능 대상은 확대될 예정이다. 구독 요금은 모바일 앱 결제 기준, 단일 프로필 구독 시 월 2만2,000원이며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프로필을 모두 구독하면 월 3만5,900원이다.

이미 다른 SNS에서도 유료 기능을 속속 추가하고 있다. 시작은 일론 머스크가 인수한 X(트위터)였다. X는 4월 전 세계에 유료 구독제 '트위터 블루'를 도입했다. 월 1만 원에 프로필에 파란 배지를 붙여주고 작성 글 제한도 일반 이용자 대비 풀어주는 등의 기능을 지원한다. 게다가 최근 머스크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대담에서 "(가짜 뉴스를 생성하는) 거대한 봇(bot) 집단에 맞서기 위해 X를 소액의 월 정액 구독 방식으로 바꾸는 방향을 고려 중"이라며 X의 전면 유료화 계획도 내비쳤다. ③최근 젊은 층에서 폭발적 인기를 얻고 있는 짧은 동영상 앱 '틱톡' 역시 광고를 없앨 수 있는 유료 구독 서비스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경기 위축, 경쟁 심화에 OTT도 요금 인상


이는 경기 침체로 온라인 광고 시장이 쪼그라든 영향이다. 그동안 SNS 기업들은 이용자에게는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광고를 노출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거둬왔다. 광고주들이 위축되자 아예 이용자에게 요금을 따로 받겠다는 구상이다.

경쟁이 치열한 OTT 업체들도 투자비 부담에 요금 인상 카드를 꺼내 들고 있다. 넷플릭스는 최근 국내서도 계정 공유를 제한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요금을 올렸다. 넷플릭스는 홈페이지를 통해 “한 가구 내에 함께 거주하는 사람들끼리 공유하는 것이라는 원칙에 따라 함께 살지 않는 사람을 추가 회원으로 설정해 두 명까지 계정 공유가 가능하고 추가 회원 자리에 대한 요금 5,000원을 내야 한다"라고 바뀐 요금제를 알렸다. 디즈니플러스도 기존 월 9,900원의 단일 요금제로 운영되던 요금제를 스탠더드(월 9,900원)와 프리미엄(월 1만3,900원) 2개로 나눴다. 티빙은 1일부터 신규 가입자를 대상으로 요금제에 따라 이전보다 1,600~3,500원씩 더 받는다. 또 내년 초 월 5,500원의 광고형 요금제도 시작할 계획이다.

구독 서비스들의 도미노 가격 인상에 이용자들이 느낄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2022년도에 진행한 컨슈머인사이트 설문 조사에 따르면, 성인 57%가 유료 구독 서비스를 이용 중이며 평균 2.2개 서비스를 구독하고 있다.

안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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