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바로 보기 | 4부작 | 18세 이상
1997년 8월 31일 프랑스 파리에서 세계를 뒤흔들 일이 벌어진다. 대도시에서는 흔한 교통사고였으나 사망한 탑승자들이 문제였다. 영국 왕세자 찰스와 이혼한 지 얼마 안 된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희생자였다. 그의 연인 도디 알파예드도 함께 목숨을 잃었다. 하이에나처럼 따라붙던 파파라치가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었으나 다이애나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건 황색저널리즘뿐이었을까. 드라마 ‘크라운‘ 시즌6 파트1은 다이애나의 죽음 안팎 상황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본다.
드라마는 왕실과 다이애나(엘리자베스 데비키)의 생활을 교차하며 보여준다. 찰스(도미닉 웨스트)는 새 아내 커밀라(올리비아 윌리엄스)의 왕실 내 위상을 높여주고 싶어 한다. 다이애나는 사회활동이 활발하다. 특히 분쟁지역 지뢰제거 운동에 적극적이다. 커밀라에게는 내연녀라는 반감이 큰 반면 다이애나에 대한 대중의 호감도는 갈수록 커진다. 다이애나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을수록 찰스는 못마땅하고, 시어머니였던 엘리자베스2세(이멜다 스턴톤)의 마음은 더욱 차가워진다.
다이애나가 낮은 곳으로 향한다고 하나 언론의 관심은 오직 사생활이다. 어떤 남자를 만나 어디를 가서 무엇을 하는지에만 카메라 초점을 맞춘다. 두 아들과 휴가를 가도 파파라치 극성에 제대로 쉬기 어렵다.
다이애나의 명성과 위상을 이용하려는 자가 있다. 도디(칼리드 압달라)의 아버지 모하메드(살림 도우)다. 유명 백화점 해롯 소유자로 거대한 부를 일군 모하메드는 평생 바라온 게 있다. 영국 시민권이다. 그는 제아무리 돈이 많아도 영국 옛 식민지인 이집트 출신 일개 사업가에 불과하다. 명예를 갖기 위해선 아들과, 차기 국왕의 전 아내이자 차차기 국왕의 어머니인 다이애나의 결합이 필요하다. 모하메드는 도디와 다이애나가 밀착할 수 있도록 모종의 일을 꾸민다.
찰스라고 다르지 않다. 다이애나와는 옛정이 남았으나 커밀라를 위해 전 아내를 언론플레이의 희생양으로 삼는다. 모하메드가 파파보이 아들을 정략결혼시키려 일을 밀어붙일수록, 찰스가 자신과 커밀라의 입지를 확보하려 애를 쓸수록, 다이애나를 향해 득달같이 달려드는 파파라치가 늘어난다.
드라마는 다이애나가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과정과 주변 반응 등을 세밀하게 화면에 복원한다. 촘촘한 취재를 바탕으로 한 사실을 뼈대로 상상의 살을 보탰다. 왕실이라는 멍에를 벗어던지고도 여전히 인생에 족쇄가 채워진 다이애나의 서글픈 삶, 두 아들을 향한 다이애나의 모성, 왕실 구성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장례식 참여에 냉담했던 필립공의 입장, 전 아내의 죽음에 무너지는 찰스, 사진 한 장으로 수백만 달러를 손에 쥐려는 파파라치의 욕망 등이 겹치고 포개지며 비극이 완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