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가 되살아나고 있지만, 다른 주력 산업은 고물가·고금리 여파로 부진이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1월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전산업 업황실적지수(업황BSI)는 70(장기평균 77)으로 전월과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 달 업황전망BSI도 69로 전월과 동일했다. 경영 상황에 대한 기업 자체 판단과 전망을 조사해 지수화한 것으로, 이번 조사는 전국 3,326개 업체를 대상으로 14일부터 21일까지 진행했다.
그중 제조업 업황BSI는 전월 대비 1포인트 상승한 70(장기평균 79)을 기록했다. "반도체 가격 회복 및 수요 증가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게 한은 설명이다. 반면 다음 달 업황전망BSI(68)는 전월 전망 대비 1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조사됐다. 1차금속(-10포인트), 자동차(-9포인트) 등 반도체를 제외한 주력 산업의 부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업종별로 보면, 각종 금속을 기본 또는 반제품 형태로 가공하는 1차금속 제조업은 엔저(円低)로 일본산 제품 대비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 데다, 전기료 인상으로 원가 부담까지 가중되면서 실적과 전망이 모두 낮게 나타났다. 자동차는 고물가, 고금리로 소비가 감소하면서 판매 부진, 재고 증가를 겪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은 관계자는 "반도체가 회복되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나머지 주력 산업은 회복세를 지켜볼 필요가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정리했다.
비제조업도 고물가 풍파에서 비켜날 수 없었다. 이달 업황BSI(69)는 도소매업(-5포인트), 건설업(-3포인트), 전기·가스·중기(-5포인트) 등이 하락하며 전월 대비 2포인트 내렸다. 각각 내수 약화, 원자재 가격 상승 및 수주 감소, 연료비 가격 상승 및 온화한 날씨로 인한 가스 수요 감소 등이 업황 부진 원인으로 지목됐다.
다만 다음 달에는 정보통신업(+10포인트)을 중심으로 업황BSI(71)가 2포인트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정보기술(IT) 데이터베이스와 관련한 사건사고가 증가하면서, 정보통신업의 입지가 커질 것이라는 응답이 나왔다. 공공기관 쪽 수주도 늘어났다고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