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금리 5% 돌파했는데, 고정금리 비중은 줄어

입력
2023.11.28 17:00
변동금리 대비 상승폭 커
고정금리 선택 전월 대비 ↓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포함한 가계대출 금리가 8개월 만에 5%를 돌파했다. 주담대 고정금리 상승폭이 더 컸던 까닭에, 고정금리를 선택한 가계 비중은 되레 줄었다.

28일 한국은행이 낸 '10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가중평균 금리는 연 5.04%로 전월 대비 0.14%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월(연 5.22%) 이후 첫 5%대 금리다. 은행채, 자금조달비용지수(코픽스) 등 대출금리 산정 기준이 되는 시장금리가 오른 탓에 가계대출 금리는 3개월 연속 상승세를 지속했다.

가계대출 세부 상품별로는 주담대(연 4.56%, +0.21%포인트), 전세자금대출(연 4.28%, +0.10%포인트), 일반 신용대출(연 6.81%, +0.22%포인트) 모두 전월보다 금리 수준을 높였다. 특히 주담대와 신용대출은 각각 5개월, 4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주담대는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모두 전월 대비 상승했는데, 상승폭이 각각 0.23%포인트, 0.13%포인트로 차이가 컸다. 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가 0.15%포인트 상승하는 동안, 고정금리 기준인 은행채 5년물은 0.28%포인트 올랐기 때문이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미국 기준금리가 높은 수준을 오래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해, 미국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16년 만에 연 5% 선을 돌파하는 등 장기 시장금리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고정금리가 더 큰 폭 상승하면서 주담대 고정금리 비중은 75.2%에서 67.2%로 8.0%포인트 줄었고, 가계대출 고정금리 비중도 5.8%포인트 하락(52.2%→46.4%)했다. 다만 이달 1~24일 은행채 5년물이 10월 상승분 이상 하락(-0.3%포인트)하면서, 고정금리 비중은 다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시장금리는 예금금리도 끌어올렸다. 지난달 예금은행의 저축성 수신금리는 0.14%포인트 상승한 연 3.95%였다. 순수저축성예금 금리도 연 3.91%로 높아졌는데, 정기예금 계좌의 절반 이상(57.2%)이 연 4%대 금리를 적용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1월(70.3%) 이후 비중이 가장 높다. 지난해는 연 5% 이상의 고금리 상품으로 수요가 분산됐지만, 올해는 상대적으로 예금금리 상승 속도가 더뎌서 생긴 현상으로 풀이된다.

윤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