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차기 위원장으로 양경수(47) 현 위원장이 당선됐다. 2014년 민주노총 임원 선거 방식이 직선제로 바뀐 뒤 첫 연임 사례다. 양 위원장은 당선 소감으로 '윤석열 정권 퇴진'을 재차 언급하며 대정부 강경 투쟁 기조를 이어갈 것임을 예고했다.
28일 민주노총에 따르면 양경수 후보는 지난 21~27일 진행된 제11기(직선 4기) 임원 선거에서 36만3,246표를 얻어 득표율 56.61%를 기록했다. 상대인 박희은 후보는 20만1,218표를 얻어 31.36%를 득표했다. 이번 투표에는 투표권이 있는 민주노총 조합원 약 100만 명 중 63.97%가 참여했다.
양 위원장과 함께 기호 1번 조로 출마했던 공공운수노조 공항항만운송본부 소속 이태환 후보가 수석부위원장을, 고미경 전 민주노총 기획실장이 사무총장을 맡게 됐다. 이들의 임기는 내년 1월 1일부터 3년이다.
양 위원장은 민주노총 최초의 비정규직 출신 위원장으로, 금속노조 기아차 화성 사내하청 분회장을 지냈다. 2021년 1월 첫 위원장 임기를 시작한 그는 윤석열 정권 출범 이후 근로시간 개편 추진, 노조 회계 공시 등 정부의 주요 노동 정책에 반발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그의 두 번째 임기와 윤석열 정부의 남은 임기가 상당 부분 맞물린다는 점에서 양 위원장이 이끄는 민주노총의 행보가 주목된다. 함께 대정부 투쟁을 벌여왔던 한국노총은 최근 전격적으로 노사정 대화 복귀를 선언하며 '대화와 투쟁 병행' 기조로 선회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양 위원장은 당선 소감으로 "윤석열 정권 퇴진은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모든 민중의 요구"라며 "민주노총이 앞장서 전 민중의 요구를 반드시 실현하고, 정권 몰락을 투쟁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한 기회로 전환시키자"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