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하마스 임시 휴전 이틀 더 늘어난다… 카타르 “합의 이뤄”

입력
2023.11.28 01:00
“인도주의적 휴전 이틀 연장” 발표
계획보다 늦어진 4차 석방도 곧 실시
이스라엘 “석방 대상 가족에게 통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당초 합의했던 나흘간의 임시 휴전 기간을 이틀 연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합의안 타결 당시 양측은 하마스가 석방을 약속한 이스라엘인 인질 50명 이외에 10명씩을 더 풀어줄 때마다 교전 중지 기간을 하루씩 더 늘리기로 약속했다.

미국 등 국제사회는 인질 추가 석방을 전제로, 임시 휴전 연장을 촉구하고 있다. 아랍권에선 ‘교전 중지 기간이 늘어나는 것을 계기로 이번 전쟁의 출구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하마스 제거가 전쟁의 목표”(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라는 점을 재확인하면서 ‘영구적 휴전 논의’에는 선을 긋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현지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에 따르면 카타르 외교부는 “진행 중인 중재의 일환으로 28일에 종료되는 가지지구의 휴전을 이틀 연장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디아 라시완 이집트 국가정보부(SIS) 국장도 “내일과 수요일(29일)에 각각 10명의 이스라엘 인질과 30명의 팔레스타인 포로가 석방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앞선 일시적 교전 중단·인질 석방 합의에서 인질 10명당 휴전을 하루씩 연장하기로 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양측이 이집트와 카타르의 중재로 최대 4일간 더 일시 휴전을 하는 방안을 두고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으나, 일단 추가 휴전은 이틀에 그칠 전망이다.

라시완 국장은 또 이날 추가로 이스라엘인 11명의 4차 인질 석방이 이뤄질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33명의 팔레스타인 포로와 교환하는 조건이다. 현재까지 하마스와 이스라엘은 각각 58명의 인질과 117명의 팔레스타인 포로를 풀어준 상황이다.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인질 석방 명단을 둘러싸고 이견을 보이면서 이날로 예정됐던 4차 인질 석방은 지연됐지만, 계획대로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TOI는 이스라엘 정부가 석방 대상에 오른 인질의 가족에게 관련 사실을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CNN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어머니나 할머니 없이 어린이 인질을 풀어주려는 하마스로 인해 협상이 늦어졌다”고 전했다. 양측은 앞서 합의에서 석방 과정에서 어머니와 자녀를 분리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하마스가 이를 어겼다는 주장이다.

국제사회의 휴전 연장 요구는 커지는 모양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또 더 넓은 지역의 이익을 위해 임시 휴전을 넘어 완전한 인도주의적 휴전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집트, 요르단은 “일시 휴전 합의를 연장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분쟁 해결의 첫 단계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스라엘 각료회의는 22일 하마스와의 협상안 승인 때 교전 중단 기간을 ‘최장 10일’로 못 박았다. 현시점에서 일시적인 교전 중지가 아닌, 장기적인 휴전 가능성은 크지 않은 셈이다.

하마스가 추가로 풀어줄 인질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CNN방송은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은 하마스 뿐 아니라 이슬라믹 지하드 등 다른 무장 조직 혹은 개인이 데리고 있는 만큼 인질을 더 찾아내야 하는 과제가 있다”고 전했다.

전혼잎 기자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